올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IT로 시작해서 IT로 끝날 전망이다. TV업체들도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LCD·LED TV 판매가격 인하는 물론이고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3차원(D) 안경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짜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컴퓨터월드,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 최대의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에 IT제품을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쇼핑 수단으로도 인터넷과 모바일이 각광받고 있다고 25일 전했다.
11월 넷 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는 전통적으로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이다. 1년 중 가장 많은 소비가 일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경기회복으로 지난해보다 온라인 구매량만 11% 이상 늘 것으로 기대된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소비규모는 106억6000만달러로 이중 온라인 쇼핑 규모는 5억9500만달러였다.
호경기의 블랙프라이데이로 미국 유통 및 제조업계에 호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IT 업계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대부분 선물 목록 1위에 올려놓은 제품이 바로 스마트패드(태블릿PC), 스마트폰 등 IT 제품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의 설문조사결과 6세에서 12세 사이 어린이들이 블랙프라이데이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애플 ‘아이패드(31%)’였다. ‘아이팟 터캄와 컴퓨터는 각각 29%로 12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제품 2위에 올랐다.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DS(25%)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14%) 등도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달리 스마트폰도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선물로 꼽혔다. 응답자의 20%가 “아이폰을 선물로 받고 싶다”고 답했다. 애플 ‘아이폰’이 아닌 스마트폰을 원하는 어린이도 21%나 됐다. 13세 이상의 응답자들 중 가장 선호하는 선물은 PC(20%), 고화질TV(19%), 스마트폰(19%), 아이패드(1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닐슨은 “선물로 IT제품을 선호하면서 (선물의) 단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소비자들은 가장 합리적인 가격할인 제품을 찾으러 다니기 바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월마트·베스트바이·아마존 등 미국 대형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32인치, 42인치 LCD TV 가격이 각각 최저 199달러, 50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55인치 LED TV 가격은 불과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높은 실업률 때문에 3DTV 등 고가제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TV에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는 것으로 분석했다. TV업체들 역시 지난 8∼9월 쌓였던 유통 재고물량을 정리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베스트바이에서 팔리는 삼성전자의 32인치 LCD TV는 327달러까지 떨어졌다. 또 소비자들은 399달러에 ‘닌텐도 위’와 삼성전자 32인치 LCD TV를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50인치 PDP 3DTV의 경우 900달러에 가격이 책정됐다.
LG전자의 42인치 고선명(HD) LCD TV는 478달러에 판매된다. LG전자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TV에 4쌍의 3D 안경까지 무료로 제공하면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소니 역시 ‘브라비아 3DTV’ 가격 할인과 160GB 메모리 용량의 ‘플레이스테이션3’를 무료로 증정한다. 파나소닉은 전통적으로 강한 PDP 3DTV 판매 확대를 위해 블루레이 홈시어터와 3D 안경 등으로 구성된 번들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의 비밀병기로 활약 중이다. 가격 비교, 제품 위치 찾기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쇼핑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모바일 마케팅 연합회(MMA)의 10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휴대폰 소지자 중 59%가 “연휴 쇼핑 및 쇼핑 계획을 짜는 데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25%는 “구글에서 상품을 찾기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유통업계도 공격적으로 쇼핑 앱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가격비교앱인 ‘TGI블랙프라이데이’, 제품탐색앱인 ‘더파인드(The Find)`에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독자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벤트 쿠폰을 발행 중이다.
데비 영(58세)씨는 “아이폰이 없던 시절, 어떻게 쇼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라며 “쇼핑가이드이자 절약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쿠폰, 가격비교 등)를 제공해줘 적극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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