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QR(Quick Response)코드’다. ‘빠른 응답’이라는 뜻인 QR코드는 대용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고 빠른 속도로 반응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QR코드는 1994년 일본의 덴소웨이브사가 개발한 것으로 흑백 격자무늬 패턴에 각종 정보를 담아내는 매트릭스 형태의 2차원 바코드다.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QR코드를 스캔 받으면 휴대폰 화면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QR코드의 적용 영역은 거의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건설사들은 앞다퉈 모바일 웹사이트를 개설해 QR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아파트 모바일 홈페이지로 연결돼 분양정보와 이벤트 행사를 즉시 확인할 수 있고 통화 버튼을 누르면 콜센터로 연결돼 분양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난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 모 구청장 후보는 QR 코드가 찍힌 명함을 활용해 선거전을 벌이는 등 명함에도 QR코드가 어김없이 등장하고, 유적지 답사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QR코드를 삽입한 책도 출판됐다. 홈페이지나 인터넷 카페 등의 홈페이지 연결과 전시회 작품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도 QR코드가 활용되고 있으며 신문이나 TV의 광고뿐만 아니라 실제 제품에도 QR 코드가 찍힌 무수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QR코드는 정보인식의 트렌드도 모바일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스마트한 시대적 흐름에 맞게 기업홍보 마케팅을 구사해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암호문 같기도 하고 낙관처럼 생긴 QR코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문득 우리 사회 한쪽에서 일고 있는 ‘느림의 삶’, 즉 슬로 시티(slow city)는 과연 구현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융·복합이 대세라고 하지만 QR코드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의 빠른 삶과 자연 속에서 느긋함을 추구하는 아날로그적 삶이 앞으로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사뭇 궁금하다.
전국팀 김한식 차장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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