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다 산 표정으로 죽지 못해 산다고 하소연이다. “왜 이러고 사는 지 모르겠어? 이렇게 살아서 뭐하냐?”라며 나의 에너지마저 빨아들인다. 듣다보면 소설로 엮어도 될 만큼 기구하고 인생극장 찍자고 올 만큼 박복하다. 함께 욕해주고 함께 슬퍼하다보면 어느새 내 삶도 회색빛 우울 모드로 바뀐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자꾸 미안해 지고 내가 당한 것도 아닌데 자꾸 세상이 미워진다.
수학문제를 모르겠다고 가지고 온 아이에게 문제를 대신 풀어 주면 안된다.
무엇을 어디부터 왜 모르는지 물어봐야 한다. 어디서 막히고 어디까지 알겠는지 설명해보라고 해야 한다. 다친 손가락을 들고 뛰어오는 아이에겐 반창고를 붙여줘야 하지만 다친 마음을 안고 쓰러지는 동료에겐 진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어설픈 심리상담이나 오버된 감정이입은 오히려 그를 더욱 악화시킨다. 선 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섣부른 해결책은 그를 더욱 의존적으로 만든다. “이거 해볼래? 저렇게 하면 어떨까?”등의 오지랖 넓은 간섭은 그에게 비판적 냉소만 부추길 뿐이다. 스스로 찾도록 도와주자. “지금 하고 싶은 일은 뭐야?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어때? 내가 해줄게 있을까?”라고 질문하자. 누구도 누구를 책일질 수 없다. 자신의 주인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가 현명한 회복을 할 수 있도록 곁에 있어줄 따름이다. 들어 줘야 할 일에 빠져들면 안된다. 지금 불편한 일을 당한 것 뿐인데 그 사람이 불쌍하다고 확대해석하지 말자.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초원같은 평화는 그림책에나 있다. 누구의 인생이나 계곡이 있고 절벽을 만난다. 공감적 경청을 넘어서 너무 감정이입하지 말자. 서로에게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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