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MOU교환…인수·매각 대금 470억
롯데그룹이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기업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한다.
롯데가 연간 매출 2300억원대에 달하는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하면 올해 4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되는 롯데정보통신과 합쳐 단번에 IT서비스 업계 ‘빅4’에 올라설 전망이다.
올해 초 포스코 그룹 IT서비스 합병 법인인 포스코ICT, 삼성SDS-삼성네트워크 합병 법인이 각각 출범한 데 이어 롯데그룹도 IT 서비스 시장에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쟁에 나섬에 따라 선두 그룹 간 시장쟁탈전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현대정보기술 최대주주인 호성을 비롯한 송천개발, 여삼, 성혜 등 성호그룹이 보유한 현대정보기술 지분 53.63% 전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과 성호그룹은 지난 12일 현대정보기술 인수·매각에 앞서 실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정보기술 인수·매각 대금은 최대 47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과 성호그룹은 MOU 교환을 계기로 연내에 현대정보기술 지분 인수 및 매각을 완료한다는 데 합의했다.
현대정보기술은 지난 2006년 10월 성호그룹에 인수된 지 4년여 만에 다시 주인이 바뀌게 됐다. 현대정보기술은 지난 2004년 4월 미라콤아이앤씨에 인수된 이후 2년 6개여월 만에 성호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바 있다.
롯데그룹과 성호그룹이 현대정보기술 인수·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전통산업과 IT간 융합 수요가 늘어나는 등 IT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T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롯데그룹과 IT서비스 시장에서의 성장 정체 등 한계를 인식하고, 건설 제조업 중심의 비즈니스로 회귀하려는 성호그룹 의지가 부합됐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이 현대정보기술를 인수하면 IT 서비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과 합쳐 이른바 ‘롯데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 연합’이 탄생, IT 서비스 시장의 또 다른 메이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현대정보통신은 그동안 롯데정보통신이 취약했던 공공·사회간접자본(SOC)·의료·국방·IT아웃소싱·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특히 현대정보기술은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 실적도 확보한 만큼 롯데그룹의 IT 서비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현대정보기술 인수·매각과 관련, 롯데그룹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아직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