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터넷 2010]인터넷 개방에 대한 다양한 시각

‘개방’의 사전적 의미는 ‘금하거나 경계하던 것을 풀고 자유롭게 드나들거나 교류하게 함’이다. ‘무엇’을 금하거나 경계했는지가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방은 매우 광범하게 쓰이며, 인터넷 개방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개방의 전도사들이라고 말하는 구글과 페이스북 조차도 개방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인터넷 개방의 논의점은 대기업이 개인 개발자나 외부 기업에 플랫폼·기술을 공개해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라 말한다. 개방이 상생, 생태계라는 키워드와 연결고리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느 한 기업이 모든 서비스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에는 외부 아이디어를 받아들여야만 지속성장과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찬 모질라커뮤니티 대표는 “개방은 기업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기회를 주며 개발자의 동기를 높이고 이를 통해 혁신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앱센터지원본부 김규호 박사는 “플랫폼 개방을 통해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보하게 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과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개방의 의미는 약간 다르다. 일반 이용자들은 ‘인터넷에서 의사소통을 할 때 불편하게 만드는 규제를 줄이고 없애는 것’을 ‘인터넷 개방성’으로 봤다. ETRC 조사결과 일반 이용자 1000명 가운데 52.4%가 ‘인터넷에서 규제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개방성의 의미로 꼽았다. ‘인터넷에 기술 표준이 적용되어 사이트 간 불편 없이 사용’이라고 답한 사람이 26.2%로 두 번째로 많았고 ‘인터넷 소프트웨어(프로그램)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인터넷에서 본인이 원하는 많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것’을 꼽은 응답자가 각각 10.7%, 10.2%로 나타났다.

개발자들은 53%가 ‘인터넷 상에서 규제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개방성의 의미로 인식하고 있었다. ‘브라우저 종류/접속 단말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응답이 40%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인터넷 개방성 또는 폐쇄성=규제나 제약’으로 등치시킨다는 점에서 국내 인터넷 이용 및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규제의 영향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한편 ‘인터넷 개방성’이란 말을 들어봤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반인은 39.3%가 ‘들어봤다’고 답한 반면 인터넷 서비스 개발자는 74.3%가 ‘들어봤다’고 답했다. 일반인 중에서도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254명 중에서는 들어봤다는 응답자가 무려 53.9%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을 써 본 경험이 인터넷 개방성 인식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