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시장 10년후엔 8조4000억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매출이 올해 3조4000억원에서 10년 후인 2020년 8조4000억원까지 2배 이상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말에 선정될 종합편성채널 등 새로운 채널의 등장으로 수신료를 지불하고 방송을 시청하는 유료방송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지상파 매출은 같은 기간 4조2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증가하지만, 증가율에서 유료방송에 한참 뒤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발행한 경제주평 `옴니미디어시대 방송산업 전망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지상파 방송의 매출액은 큰 변화가 없으나 유료방송의 매출 비중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영 미디어렙의 허용을 통한 광고가격 규제 완화, 간접ㆍ중간광고 허용 등 방송 광고에 대한 규제 완화로 광고시장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광고비도 2009년 7조3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최소 14조1000억원, 최대 15조8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김동열 연구위원은 "광고시장 규제 완화와 대형 종합편성채널 사업자의 등장은 광고시장 성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광고시장은 경제 회복의 속도와 크기, 내수 활성화 여부 등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별 광고비 비중을 보면 2009년 TV, 신문, 인터넷, 케이블TV 순이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인터넷이 신문을 제치고 두 번째로 큰 광고매체로 부상하고, 2020년에는 인터넷 광고 비중이 TV를 제치고 가장 커질 전망이다.

유료방송 가운데 케이블 TV 가입자는 줄고 IPTV 가입자는 늘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블 TV 가입자는 2010년 6월 말 현재 아날로그와 디지털 가입자를 포함해 1525만가구에 달했지만 2020년에는 1420만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위성방송 가입자는 경쟁관계에 있는 IPTV의 활성화에 따라 현재 260만가구에서 2020년 320만가구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IPTV는 현재 280만가구지만 2020년에는 630만가구 이상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방송과 통신 융합, 신문과 방송 겸영, 미디어 기술 진보에 따른 뉴 미디어 등장으로 개인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옴니(OMNIㆍOn demand, Multi channel, Narrow cast, Interactive) 미디어 시대가 열린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방송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낮은 수신료, 콘텐츠 질 저하`라는 악순환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BS 수신료는 월 2500원, 연간 3만원을 28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케이블 TV의 평균 수신료도 월 6174원으로 매우 낮고, 위성방송 수신료도 9000원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다.

보고서는 방송시장에서 저가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 융합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이 주력 상품인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IPTV와 같은 방송서비스를 저가 결합상품으로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출혈 경쟁과 낮은 수신료의 영향으로 147개 PP의 18.4%(27개)가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방송 콘텐츠의 품질 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유료방송에서 방영되는 콘텐츠 중 54%가 지상파 콘텐츠의 재방이고, 시청률 `톱 50` 가운데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5개(10%)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민영 미디어렙의 도입과 광고단가 자율화, 중간ㆍ간접광고의 활성화 등 광고시장과 관련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신사업자들이 판매하고 있는 결합상품의 약탈적 가격을 예방하기 위해 최저가와 상한가를 규정하는 `밴드 요금규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방통융합에 따라 출시되는 결합상품을 통해 방송서비스의 수신료가 더욱 낮아지는 것은 기존 사업자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이익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방송 콘텐츠 품질을 높이기 위해 본방이나 자체 제작 의무 비율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채널이 무수히 많아지고 플랫폼은 개인화, 모바일화되어 가고 있다"며 "양방향 소통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지는 옴니미디어 시대에 방송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체 제작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콘텐츠 홍보를 지원해야 한다"며 "특히 핵심 제작 인력을 육성하고 콘텐츠 제작 펀드 조성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윤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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