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직장과 가정에서 중압감에 시달리는 중년남성들은 더 지치고 외로워진다. 단순히 계절을 타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남자도 여성처럼 갱년기를 겪는다.
남성갱년기는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는 40대부터 찾아온다. 50대에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폐경 후 급격한 호르몬 저하를 겪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30세 전후부터 약 1%씩 줄어들면서 20년에걸쳐 갱년기가 서서히 진행된다. 중년에 들어서면 피로, 무기력, 근력약화, 우울증, 분노 등을 동반한 정서적 변화가 찾아온다. 특히 성기능이 많이 감퇴한다. 성욕감소와 발기부전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때문에 중년남성들이 보양(補陽) 식품을 많이 찾게 되는데 이는 올바른 대처법이 아니다. 남성이 갱년기를 심하게 겪게 되는 원인은 양기(陽氣)부족 뿐만 아니라, 과도한 음주 및 비만으로 체내에 습열(濕熱)이 쌓여서일 수 있으며, 정신적 스트레스와 음혈부족으로 오기도 한다. 따라서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원인에 맞는 처방으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다만 성질이 평(平)하면서 음양(陰陽)을 모두 보해주는 몇 가지 약재는 집에서 차처럼 달여 마시면 피로회복과 갱년기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간신(肝腎)을 보해주며 성질이 한열에 치우치지 않은 ‘토사자(새삼의 씨)’와 ‘구기자’를 추천할만하다.
토사자는 보양, 보정혈(補精血)해주는 약재로 한의학에서 발기부전에 해당하는 양위(陽萎)증 치료에 많이 써왔다. 구기자는 ‘본초강목’에 백살이 넘어서도 나는 듯이 달리고, 빠진 이가 다시 나며, 정력이 왕성해지게 해준다고 기록된 약재다.
민간에서는 정력 강화에 삼지구엽초를 많이 써왔다. 이는 성질이 따뜻하고 보양효능 위주기 때문에 습열이 많거나 음허(陰虛)한 사람은 피해야 하므로, 정확한 체질판단 후 쓰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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