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G20정상회의와 IT코리아

결국 정보기술(IT)이었다.

‘서울G20정상회의’의 의장국인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각국 정상과 참가자들에게 강력한 이미지를 남길 수 있는 차별화된 포인트는 IT밖에 없다는 게 준비위의 결론이었다. 덕분에 이번 서울회의의 주 테마는 ‘IT로 알리는 한국의 전통과 역사’가 됐다.

참가자들도 대한민국 IT가 제일 궁금했다.

G20 체제로 바뀐 후 신규 회원국 중 첫 의장국의 테이프를 끊는 대한민국. 그 성장의 동인이 바로 IT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래서인지 1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G20 ICT 이노베이션 포럼’ 참석자들도 어떻게든 한국과의 IT 유대 관계를 맺길 원했다. 상당수가 G20 회원국 정부 관계자들인 참석자들은 이번 포럼을 기반으로 한국의 고속 성장 배경이 된 IT 산업 육성책을 공유하고 싶어했다.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이라는 G20의 개발 의제를 현실화할 수 있는 것도 바로 IT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G20 ICT 장관회의를 마련, 정례화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G20비즈니스서밋’에 참석한 각 국 최고경영자(CEO)들은 우리나라 IT시장의 역동성에 주목했다.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이뤄낸 전방위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모바일시장으로 빠르게 이동,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는 우리 기업들과 공동 비즈니스의 물꼬를 트고 싶어 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IT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전 세계에 강렬한 이미지와 인지도를 심어준 대표 상품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되돌아보자. 전 세계가 인정하는 IT코리아의 위상이 우리 안에서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굳이 ‘홀대론’이라는 케케묵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가 우리에게 이처럼 IT리더십을 발휘해주길 원하는 만큼 우리도 그에 걸맞은 효율적이고 진취적인 체계를 갖춰야 할 때가 됐음은 명백해 보인다.

대한민국에 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없냐는 얘기는 되풀이하지 말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한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게 우리에게 IT원조를 기대하는 G20 회원국과 개도국들에 우리가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돼 주는 것은 어떨까.

경제과학팀 정지연 차장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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