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더이상 성장 멈췄나

최근 공짜로 보급형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한 박세용 씨(34ㆍ은행원)는 크게 실망했다.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ㆍ이하 앱) 중에 쓸 만한 앱이 없었던 것. 일부 최신판 앱은 운영체제(OS) 버전 문제로 아예 다운로드가 되지 않았다. 박씨는 "안드로이드폰이 빠르게 보급되는 데 비해 전용 앱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아마추어가 만든 완성도가 떨어지는 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등록 앱 10만개를 돌파한 안드로이드 앱 시장이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수한 앱 개발자를 끌어오는 데 실패하며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가 앱 30만개 돌파 이후에도 성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크게 부족한 구글 유료 앱 비중이 안드로이드시장 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구글 개발자 정보 사이트인 안드로립(Androlib)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앱시장에서 무료 앱 비중은 안드로이드폰 출시 이후 꾸준히 60%를 상회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비중(25%)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앱=무료`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앱 개발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애플 앱스토어로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잦다.

구글이 무료로 앱을 공급하는 대신 여기에 모바일 광고를 얹어 수익을 내고 있어 유료 앱 보급을 장려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앱시장의 성패는 결국 열정 있는 개발자를 자사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에서 판가름난다"며 "안드로이드가 개발자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면 전망도 비관적이다"고 지적했다.

앱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 앱이 아이폰 앱에 비해 복제하기가 지나치게 쉽다"는 불평도 쏟아내고 있다. 아이폰은 불법복제 앱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탈옥`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는 그렇지 않다.

구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7월 불법복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별 움직임이 없다.

단일 기종 중심 아이폰과 비교해 여러 제조사가 내놓는 안드로이드 단말 성능이 너무 상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상 단일 플랫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A안드로이드폰에 최적화된 앱이 HTC의 B스마트폰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 1년 단위로 OS를 업그레이드하는 아이폰과 달리, 자주 OS를 변경하는 구글 정책이 개발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일경제 홍장원 기자 @xxx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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