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그린에너지어워드를 수상한 ‘원자력발전소 1차 계통 소형관통노즐 정비기술’은 두산중공업이 2008년 1월부터 2009년 8월까지 20개월 동안 3억3600만원을 투입해서 개발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특허를 출원한 상태며 국내외 4건의 전문학술지에도 실릴 정도로 학술적 가치까지 인정받고 있다.
‘1차 계통’이란 원자력발전기 내에서 핵분열로 얻은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냉각재(물)가 흐르는 길을 말하며 원자로와 냉각재 펌프·증기발생기·가압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에서 소형관통노즐과 관련한 문제로 균열이 발생해 냉각재가 새어나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두산중공업은 독자적으로 이 현상을 해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로봇을 이용한 원격 자동용접장치를 함께 개발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기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레드 법’이나 ‘하프노즐’ 방식이 사용됐으나 이 방식은 다른 물질을 덧대는 원시적인 방법이거나 원자로의 부식을 가져오는 위험한 방법이었다. 세계적 원자력 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 아레바 등도 이 방식을 사용했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정비기술은 소형관통노즐을 처음 제작했을 때와 동일한 형태로 정비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보다 발전소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 기술은 경쟁사보다 가격이 3분의 2 수준으로 저렴하고 납기가 빠르며 기술력이 우수해 웨스팅하우스를 제치고 한국형 원전 정비 기술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에는 영광원자력발전소 3호기 긴급정비를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성과를 올렸다. 영광 3호기 긴급정비는 해외 업체가 50억원의 비용과 50일이 넘는 정비기간을 제시했으나 두산중공업은 25억원의 비용과 14일에 불과한 기간을 제시해 압도적인 경제성과 속도를 자랑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이 기술을 해외 업체의 지원이 전혀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함으로써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원전 보수기술 국산화에 크게 기여했다. 또 소형노즐뿐만 아니라 중소형 노즐로 인한 균열을 예방하기 위한 정비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로봇을 이용하기 때문에 고(高)방사선 구역에서도 작업할 수 있다. 이 로봇은 강한 방사선이 발생하는 좁고 위험한 지역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위치제어가 정밀해야 하고 자동으로 용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용접 로봇에는 정밀한 움직임 등이 가능한 6축 기능이 적용됐으며 특수 컴퓨터 프로그램이 내장돼 복잡한 용접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용접 시 전류와 전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할 수 있어 용접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원격으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증기발생기와 원자로 상부헤드, 가압기 등의 정비와 상온 용접기술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외 기술과 차별화된 독자적 기술로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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