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이다.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일은 갈수록 귀찮아지는 데 비해 거기서 얻게 되는 신선함은 점점 작아진다. 옛날에 본 사람과 얼굴이 겹쳐 보이고 옛날에 겪었던 일들과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뉴스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다. 사업 계획도 그렇고 연말 마감도 그렇다. 세상에 이제 그다지 놀라울 일이 없다. 모든 것이 예측가능하고 대부분이 뻔하다. 모든 것이 시들하고 시시하다.
세상이 지루한 게 아니라 내 반응이 지루한 거다. 세상이 뻔한 게 아니라 내 반응이 뻔한 거다. 엄밀히 따져 뻔하다고 보자 치면 모든 것이 뻔하다. 누구나 삼시 세 끼 밥 먹고 누구나 세월 따라 조금씩 늙어간다. 늘 똑같고 예측 가능하다. 아무리 복잡한 수학문제도 공식에 대입하면 단순해지듯이 우리네 인생살이도 틀에 집어넣으면 지루한 일상일 뿐이다.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돌아보자. `삶의 의미가 밥 먹여주냐`는 냉소적 발언을 하고 싶은가. 밥 먹여주지는 않지만 밥 먹게 해준다. 밥 안 굶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 의미있게 살아야 사는 거다. 수단은 있지만 목적이 없는 삶은 머지않아 지루해진다. 먹고사는 것이 다가 아니라 깨닫고 나누고 베풀고 남기는 것이 삶이다. 나를 위해 돈을 벌면 어느 순간 게을러지지만 기여와 나눔이라는 사명으로 돈을 벌면 지치지 않는다. 눈 코 입 달린 사람으로 보면 다 거기서 거기 같지만 배움과 섬김이라는 사명으로 보면 한사람 한사람이 문화고 역사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이정표 없이 밀려 살면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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