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게임] 게임 중독 담론과 도덕적 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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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교수가 제시한 `도덕적 공황`의 전개 과정

게임 중독 논의는 사회 특정 집단을 희생양 삼아 자신의 가치를 지키려는 `도덕적 공황`을 연상시킨다.

사회학자 스탠리 코헨이 처음 제기한 도덕적 공황 개념은 사회 다수 집단이 특정 이슈나 특정 집단을 사회의 지배적 가치를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공포에 근거해 이들을 사회에서 배제하려 하는 것을 뜻한다.

일부 집단을 사회에 해를 끼치는 희생양으로 삼아 사회 구성원의 마음에 공포와 적개심을 일으킨다. 중세 마녀 사냥이나 근대의 인종 학살 등이 대표적 예다.

`도덕적 공황`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필요 이상의 엄격한 대책의 시행을 요구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이는 보통 사회 주류층에 의해 제기되며 이러한 우려를 추종하는 학계와 언론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다. 문제의 위협을 강조하는 연구는 학계와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위협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는 묻힌다. 정치인들은 이러한 현상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과 학계, 언론계, 주류 사회 집단 등이 모두 이득을 얻게 된다.

게임은 현대의 대표적 `도덕적 공황`의 희생양으로 꼽힌다. 게임과 폭력적 행동의 관계 등을 연구하는 크리스토퍼 퍼거슨 텍사스A&M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게임과 폭력 사건을 연관 짓는 움직임을 도덕적 공황으로 설명한다.

퍼거슨 교수는 “총기 난사 사건 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며 이를 바탕으로 게임과 폭력성을 연결짓는 이후 연구가 늘어나고 이러한 연구가 부정적 여론을 더욱 확대하며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과정은 도덕적 공황의 예”라고 밝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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