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전지 시장은 과거 일본이 독주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업체가 빠르게 약진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업체 양대 축인 삼성SDI와 LG화학이 지난해 산요에 이어 2, 3위에 오른 후 올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렸다. 삼성SDI는 휴대폰 · 노트북 PC에 탑재되는 소형 2차전지 분야에서 연내 1위 등극이 기대된다. 또 LG화학은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미국 · 유럽 · 중국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용 전지 공급계약을 잇따라 맺었다. 일본 배터리업체로서는 반도체 · LCD처럼 기술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양산 경쟁력에서 밀리면 신성장 산업에서 기술 주도권을 놓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진 것.
산요전기 · 히타치 등 일본 전지 업체도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산요전기는 오는 2015년까지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효고현 가사이 지역에 새로운 리튬이온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산요전기는 지난달 월 100만개에 달하는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오는 2015년께는 월 1000만개 수준으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요는 리튬이온전지 사용처를 병원 · 가정 등으로 확대, 오는 2015 회계연도 기준 관련 매출을 1000억엔 이상 늘린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전지 양산을 시작한 소니 역시 2002년부터 중국에, 2008년엔 싱가포르에 공장을 각각 짓고 인도 · 러시아 · 중국 등으로 거점공략을 가시화했다. 히타치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을 뚫었다. 히타치는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전지업체인 존슨컨트롤스와 계약을 맺고,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과 마케팅 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역시 A123시스템스, 에너원 등이 지난해 이후 한국 중소 전지 업체 지분을 인수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BYD, 선더스카이, 리션 등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지 시장에 각국이 관심을 기울이는 데는 관련 시장이 2012년에 20조원을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업체가 니켈 수소로 전기차 시장에서 실기한 것처럼 자칫 기회를 놓치면 2차전지 세계 시장의 지도가 뒤바뀔 수도 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업체들도 한 · 미 · 일 등 각국이 각축을 벌이는 신시장에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선 앞선 기술력과 혜안이 요구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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