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50회, 한 경기에 대략 15만번 회전하는 포뮬러원(이하 F1) 타이어는 300㎞/h 이상으로 질주하는 경주용 차(이하 머신)의 무게 · 압력 · 마찰을 견디기 위해 매우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갖는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는 브리지스톤이 모든 머신에 장착되는 타이어를 독점 공급한다. 브리지스톤은 F1용 타이어를 개선하기 위해 매년 수백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F1 타이어의 종류는 크게 드라이 · 인터미디어트 · 웨트 타이어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드라이 타이어는 마른 노면에 사용하는 제품으로 F1의 시즌 전반에 걸쳐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다. 요즘 사용하는 드라이 타이어에는 지면에 닿는 부분에 홈이나 문양이 없어 슬릭(slick) 타이어라고도 한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는 몇 줄의 홈이 파인 그루브(groove) 타이어를 사용했지만, 2009년부터 규정이 바뀌었다. 슬릭 타이어는 그루브 타이어에 비해 접지력이 20% 정도 높아 속도 향상에 효과적이다.
웨트 타이어는 우천 시와 같이 트랙이 젖었거나 노면에 물이 고여 있을 때 사용한다. 고무의 컴파운드(재료 성분)에 따라 하드 · 미디엄 · 소프트 · 슈퍼소프트의 네 종류로 나뉘는 드라이 타이어와 달리 웨트 타이어의 컴파운드는 한 가지뿐이다.
웨트 타이어에 사용되는 컴파운드는 녹말가루처럼 물에 닿으면 끈적끈적해지는 특성을 갖는다.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적정온도는 섭씨 35~55도다. 시속 300㎞로 주행하는 F1 머신의 웨트 타이어는 초당 61리터의 물을 분산 배출해낸다.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는 드라이 타이어와 웨트 타이어의 중간 기능을 갖췄다. 노면에 물이 많이 고여 있지는 않지만, 트랙이 젖어 있을 때 사용한다. 역시 컴파운드는 한 가지뿐이며 최적 온도도 웨트 타이어와 같다. 시속 300㎞로 주행하는 F1 머신의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는 초당 34리터의 물을 분산 배출할 수 있다. 브리지스톤은 웨트 타이어와 인터미디어트 타이어의 디자인 및 테스트에 슈퍼컴퓨터를 이용한다.
한편, 20일 기자들과 만난 브리지스톤의 하마시마 히로히데 모터스포츠 타이어 개발본부장은 코리아 그랑프리의 드라이 타이어 컴파운드로 하드와 소프트를 골라뒀다고 밝혔다. 보통은 노면 조건과 코스의 레이아웃을 조합해 경기에 사용될 컴파운드를 미리 지정한다. 이번 경기가 펼쳐질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노면 조건의 사전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코스 레이아웃만으로 컴파운드를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각 컴파운드에는 장단점이 있다. 가령 소프트 컴파운드는 최고속도를 내기에 유리하지만 그만큼 빨리 닳아 없어진다. 때문에 선수와 각 팀은 레이스가 벌어지는 각각의 코스별 특징에 따라 최적의 컴파운드를 가진 타이어를 선택하게 된다. 22일에 진행되는 연습주행이 중요한 이유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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