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는 일자리가 없다고 난리고 구인기업은 채용인력인 없다고 난리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자리의 미스매치는 아직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는 1인 창업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인 창업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배양하고 향후 수만개의 신규일자리를 만들어보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1인 창업기업 육성에 앞서 중소벤처 채용인프라 확충이라는 과제가 먼저 선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 도전에 나서고 있는 수많은 1인 창업기업들은 회사가 점차 커짐에 따라 곧 극심한 채용난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바로 내가 그러했다. 1인 창업으로 시작한지 어느덧 2년. 지금은 10명 남짓한 인원으로 보안솔루션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사업 초창기 보안 걱정없는 세상을 만들겠노라고 출사표를 던진 그때는 막막함 그 자체였다. 정신을 차리니 두 달이 유수처럼 흐르고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직원을 채용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때 사업보다 더 어려운 것이 내 사람 하나를 만나는 것임을 알게 됐다.
과거에 비해 확실히 회사의 구직홍보 환경은 좋아졌다. 수많은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SNS 등 다양한 구직 알림 채널이 그 예다. 문제는 이상하게도 수많은 공고에도 직원은 도무지 뽑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지만 지금 신세대들은 몇 안되는 직원에 침침한 분위기의 사무실에 자신의 청춘을 바치는 일 따윈 하지 않는다. 아마 올 상반기 스마트폰 붐과 함께 출사표를 던진 수많은 앱 개발 1인 창업기업들도 지금 이같은 고민에 빠져있을 것이다. 간혹 취업박람회라는 좋은 기회가 있기도 하지만 유명회사 부스들 사이에서 대부분의 신생기업들은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기업 대표 스스로 자신감을 잃게된다. 결국 구직자와 구인자의 입장이 바뀌고 기업 대표자들은 혹시나 면접자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신변잡기, 가족관계, 주량 등의 엉뚱한 얘기를 꺼내며 정작 중요한 업무 수행능력 판단은 뒷전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많은 창업기업들이 제대로 된 인력풀을 갖추지 못해 당초 비전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가 하면 대표자 본인과 몇 몇 직원들의 업무 비중만 높아지게 된다. 단순히 창업 지원이 아닌 그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인력 수급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다.
우선 각종 취업박람회, 인턴십과정, 고용지원 사업 등의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 지금은 사업 규모만을 중시하여 많은 회사와 구직자를 한 데 모아 보여주기식의 사업을 한다는 느낌이 많다. 분야와 직종 등을 세분화해서 실제 구인업체와 구직자들을 위한 전문화된 매칭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예비 취업자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대졸 예정 취업 준비생의 경우 적극성이나 준비성은 고사하고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의 구직활동이 많다. 최근 취업박람회에서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고 현장에서 사진까지 무료로 찍어주니 묻지마 식 지원이 즐비하다. 자신이 선택한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지금 구직자들에겐 필요하다. 중소기업 역시 쉽게 사람을 쓰고 보내는 관행을 고치고 내 가족을 만들어 간다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구인 · 구직자 사이의 올바른 매칭 문화가 형성될 때 지금의 일자리 문제는 물론이고 1인 창업기업이 업계의 다크호스로 성장하는 기본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될 것이다.
최성수 블루데이타 대표 ace@blue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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