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씨는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영어 책을 76% 할인된 가격에 샀지만 일주일 넘게 책을 받기는 커녕 발송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업체는 전화를 받지 않고, 일대일 인터넷 문의에 올린 글은 계속 삭제됐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를 통해 놀이동산 5만원짜리 자유이용권을 1만원대에 구입하려던 대학생 김씨 역시 개인 사정으로 환불을 요청했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카드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중무휴`라고 적혀있는 전화번호는 몇 번을 걸어도 묵묵부답이었다.
일정한 숫자의 구매자가 모이면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해 인터넷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소셜커머스` 부작용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결제와 예약 대행 등 고객을 일일이 상대해야 하는 비즈니스지만 고객 응대나 서버관리 등의 인력이나 노하우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는 `입소문 마케팅`이 생명으로 소규모 자본과 인력으로도 쉽게 창업할 수 있으며 수익성도 높은 편이다. 새로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생겨나지만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 시 별다른 구제방안도 없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를 운영하는 나무인터넷(대표 이종한)은 최근 위메프의 고객 전화 상담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공지사항을 사이트에 띄웠다. 이 회사는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의 문의로 인해 장비의 과부하가 발생했다”며 “일시적으로 콜센터 운영을 중단하는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10월 한 달만 5차례에 걸쳐 결제 장애, 모바일 쿠폰 전송오류, 결제완료 문자메시지(SMS) 미발송, 배송 지연 등의 문제에 대한 사과문을 띄웠다. 한 이용자들은 “어떻게 고객센터도 없이 사이트를 오픈할 수 있느냐”며 “팔고 나면 끝이라는 건가" 라고 게시판을 통해 항의했다.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너무 많은 고객의 결제를 받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예견하고 관리할 만한 인력이나 노하우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소셜커머스 업체는 47곳으로 추산된다. 오픈 예정인 업체만 10곳에 이른다. 규모를 갖춘 소셜커머스 업체들조차 고객서비스 인력은 매우 적다. 티켓몬스터가 5명, 데일리픽이 2명, 쿠팡 3명, 쇼킹온 2명 등 대부분 10명 이하다. 하루 평균 10만건을 팔아치우고 연매출 100억원대를 바라보는 업체로선 형편없는 수치다.
쇼킹온 관계자는 “일대일 문의는 2명이 전담하고 있지만 20명 전 직원이 고객응대를 함께 처리하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며 “인기 있는 상품의 경우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발생해 증설했다”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 전자상거래센터 정지연 팀장은 “소셜커머스가 앞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소비자 피해사례 등이 발생했을 때 처리할 수 있는 별도의 법적 규정은 없는 상태”라며 “기존과 비교해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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