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M&A 가속…대-중소 협력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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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공룡들이 M&A를 강화, `트라이버전스+알파`를 준비 중이다. 구글, 애플, HP 등 대기업이 모바일 광고, 클라우드컴퓨팅, 지도서비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콘텐츠, 프로세서 등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고 있다. 적극적인 M&A로 `트라이버전스(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네트워크)`를 넘어 `트라이버전스+알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IT시장 비즈니스 동향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과거 플랫폼을 가진 IT 대기업이 중소기업 SW를 활용하는 등 `대-중소 협력`을 추진했다면 이제는 M&A를 통해 `먹어치우고` 있다.

변화는 구글이 선도한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들어 지난 9월 24일까지 총 23건의 M&A를 성사시켰다. 평균 2주에 1개의 중소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피인수기업 사업 영역도 애플리케이션 개발(랩픽시스), 온라인 여행 SW(ITA소프트웨어), 모바일 이메일(리메일), 디지털 사진관리(피크닉) 등으로 모두 온오프라인에서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이 있다. 풍부한 현금을 확보한 구글은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중소기업과의 협력보다는 사들이는 것이 유리하다.

구글은 이를 통해 플랫폼, SW, 하드웨어, 서비스에 이르는 모두를 수익 배분 없이 100% 장악할 수 있다. 이를테면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 안에서 스카이프 등 인터넷 전화 업체들이 비즈니스를 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구글이 인수한 인터넷전화업체 GIPS를 통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애플 역시 최근 반도체 설계업체 인트린시티를 인수하면서 이런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애플은 아이패드용 A4 프로세서를 개발하면서 인트린시티와 협력해왔는데 아예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온라인음악 사이트(라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시리) 등의 업체 인수도 `마이웨이`의 상징이다.

전 세계 칩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인텔 역시 더 이상 협력을 통해 자사 제품을 보완하지 않는다. 임베디드SW 분야에서는 윈드리버시스템스를, 보안에서는 맥아피를, 모바일 칩에서는 인피니온 모바일 부문을 각각 사들였다. HP도 스마트폰 업체 팜과 SW업체 아크사이트, 포티파이소프트웨어, 스트라타비아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인수를 통한 생태계 장악은 막대한 자금력이 기반이 된다. CNN머니에 따르면 시스코시스템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등 미 8대 IT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무려 총 1913억달러에 달한다. 시스코가 399억달러, MS가 368억달러, 구글 301억달러, 애플 243억달러 순이다. 앞으로도 M&A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이른바 `단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입지를 줄이고 있다.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맥아피가 인텔에 인수됐듯 하나의 기술을 전문화한 업체들은 IT공룡들에 피인수되면서 돈을 버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될 전망이다.

미 애널리스트들은 “IT기업들이 기술 개발이나 협력보다 M&A가 더 안전하고 비용도 덜 든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자금력이 충분한 만큼 이 같은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2010년 글로벌 IT기업 주요 인수합병(M&A)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