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조선어 입력 방식 표준화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모바일 기기용 표준화다.
중국은 한국이 표준화하지 못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차세대 모바일 기기에 사용할 조선어 입력에 대한 표준을 만들어 조선족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PC의 한글 키보드는 1982년 두벌식 자판으로 표준화돼 어떤 제조사의 PC를 구입하던지 똑같은 입력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휴대폰은 제조사별로 다른 입력 방식을 사용해 소비자는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한글 입력 방식을 익히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멀고 먼 휴대폰 한글 입력 표준화=PC와 달리 휴대폰은 제조사별로 삼성전자는 `천지인`, LG전자는 `나랏글`, 팬택계열은 `SKY한글II`를 각각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모토로라 역시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소비자들이 휴대폰 단말기를 교체할 경우 각기 다른 한글 입력 방식 때문에 제조사를 자유롭게 변경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컴퓨터 키보드처럼 자판을 외워 쓰는 일도 쉽지 않다. 오히려 각 휴대폰 제조사들은 자사의 고유한 한글 입력방식이 제품의 경쟁력이라며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을 강요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각사가 개발한 고유의 한글입력방식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한글자판 입력 표준화에 미온적이다. 그러나 최근 한글자판은 휴대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패드, 스마트TV, 게임기 등 각종 멀티미디어기기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표준화 작업이 시급하다.
◇표준화 시작은 했으나 이견 여전=이 같은 불편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10월 생활표준개선의 일환으로 휴대폰 한글 자판 표준화 작업을 시작했다.
기표원은 지난해 올 4월 휴대폰 자판 표준(안)을 개발하고 12월에 휴대폰 한글입력 KS를 제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각 제조기업들의 견해차가 커 휴대폰 자판 표준 초안 마련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표원은 지난 1년여간 10회의 업계 간담회와 실무위원회를 열었고 조만간 400여 휴대폰 한글 입력 특허권 중 실제 사용되는 것에 대해 성능 평가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글을 가장 빠르고 쉽게 입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량과 정성 평가 항목을 정하고 있다. 기표원은 올해 안에 휴대폰 한글 자판 표준화 초안을 만들어 공청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부용 KAIST 한글공학연구소장은 “가장 많이 쓰는 삼성과 LG 방식 중 공통적인 것을 모아 표준화해야 한다”며 “휴대폰 한글자판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고 사용자가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표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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