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명목기준으로 2만달러를 겨우 넘지만 실질적으로 소비 가능 수준을 보여주는 구매력지수(PPP)는 3만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12일 전망됐다.
이는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으로 세계 22위며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이른다는 것을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한국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9천790달러로 지난해의 2만7천938달러보다 1천852달러가 증가하면서 3만달러에 육박할 예정이다.
GDP를 인구로 나눈 1인당 명목 소득과 달리 PPP 기준 소득은 전 세계의 물가와 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할 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해, 실질적인 삶의 수준을 보여주는 수치로 평가된다.
올해 한국의 1인당 명목소득이 2만164달러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9천626달러나 추가 소비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소득은 프랑스(3만4천92달러), 일본(3만3천828달러)에 이어 세계 22위일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의 경우 1인당 명목소득은 4만2천325달러로 한국보다 2만달러 이상 더 많아 크게 앞서고 있으나, 실질 구매력만 따지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룩셈부르크(8만304달러), 싱가포르(5만7천238달러), 노르웨이(5만2천238달러), 미국(4만7천132달러)은 올해 PPP 기준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국가들로 전망됐으며, 한국에 이어서는 스페인(2만9천651달러), 이탈리아(2만9천417달러), 이스라엘(2만9천404달러), 그리스(2만8천833달러) 순이었다.
특히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소득은 2015년에 이르면 3만8천767달러로 4만달러에 육박해 세계 22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일본(4만195달러)과의 격차를 더욱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소득은 2008년 2만7천716달러를 시작으로 매년 1천달러 가량 증가해왔으며, 2011년 3만1천404달러, 2012년 3만3천71달러, 2013년 3만4천834달러, 2014년 3만6천725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한국의 올해 PPP 기준 소득을 명목소득으로 나눈 값은 147.7%가 될 전망이다. 이는 명목 소득보다 PPP 기준 소득이 47.7%나 많다는 의미로,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3개국 중 대만(89.8%)에 이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PPP 기준 소득이 명목소득보다 많은 국가는 한국과 대만 외에 홍콩(42.3%), 슬로바키아(40%), 싱가포르(34.1%), 몰타(29.5%), 슬로베니아(21.2%), 체코(13%), 포르투갈(9.9%), 이스라엘(8.5%), 그리스(5.7%)를 포함해 11개국에 불과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명목 소득과 구매력 기준 소득에 차이가 큰 것은 환율 요인과 물가 수준의 차이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요금 등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싼 편에 속하기 때문에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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