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자 일본과 미국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7일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ㆍEU FTA와 관련해 "일본이 세계화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위기감을 강하게 표명했다. 그는 "국경이라는 울타리가 낮아지는 시대에 일본이 쇄국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고 염려했다.
일본에서는 대안으로 미ㆍ일 FTA 체결을 서두르자는 주장과 환태평양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지향하는 범태평양파트너십(TPP) 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은 이날 낮 도쿄 시내에서 열린 미ㆍ일 재계 인사 회의에서 강연하면서 "지역 경제 통합에 중요한 틀이 될 수 있다"며 TPP 교섭에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한국과 EU가 FTA를 체결함에 따라 일본은 자동차와 가전 등 제조업 분야에서 연간 30억달러에 달하는 수출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현재 11개 국가와 FTA를 체결한 상태지만 멕시코 스위스 브루나이 필리핀 등 경제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가 대부분이다. 이들 지역이 일본과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5%에 불과하다.
한ㆍEU 간 FTA 서명 후 미국 의회와 행정부도 조급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데이비드 캠프 의원은 "한ㆍEU FTA 서명은 미국 수출업자와 노동자들이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캠프 의원은 11월 2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한ㆍ미 FTA의 중요한 관문인 세입위원회 위원장에 오를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하원 무역 소위원회 간사인 케빈 브래디 의원도 "2015년까지 미국 무역을 2배로 늘리겠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ㆍ미 FTA를 조속히 비준동의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도 다음달 서울 G20 정상회의 때까지 한ㆍ미 FTA에 대한 미해결 쟁점이 해결되기를 거듭 기대했다.
[워싱턴=매일경제 장광익 특파원/도쿄=매일경제 채수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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