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미디어]디스플레이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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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태 삼성전자 전무(LCD연구소장)



리모컨을 든다. 채널을 선택한다. 넓고 시원한 바다 광경이 펼쳐진다. 가슴이 탁 트인다. 이곳이 거실인지 바닷가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쌓인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 약간(?)은 과장된 듯한 이런 꿈 같은 삶의 모습이 조만간 현실이 된다. 초대형 화면에 초고해상도와 초고속구동 기술로 실제와 같은 고화질 영상을 표현하면 가능한 것이다.

가정에서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임장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사람의 인지 시야각을 커버할 수 있는 60인치 이상 초대형 패널이 필요하다. 이런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화면 밖의 뷰(view)를 보지 못하게 돼 실감 영상을 느끼게 된다. 또 초대형 고선명 디스플레이 외에 실감 영상을 논할 때 3D는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3D TV는 양안시차(양쪽 눈에 서로 다른 이미지를 표시하는 방법)를 이용하는 안경식과 운동시차(시점의 이동에 의해 이미지가 달리 보이게 하는 방법)를 이용하는 무(無)안경식 두 가지 기술이 있다. 따라서 실감미디어 시대의 디스플레이는 초대형 화면에 3D 영상 기술과 여기에 더해 초고해상도 및 초고속구동을 통한 고화질의 영상 구현이 필요한 것이다.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최초 SD(Standard Definition)로 시작해 HD(High Definition), 풀HD를 거쳐, UD, SHV(Super Hi Vision)까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TV 주요 제품은 대부분 FHD 해상도를 가져 차세대 고선명 패널을 개발하는 업체 대부분 UD 해상도의 초고해상도 패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요즘 많은 젊은이가 사용하고 있는 DSLR(Digital Single-Lens Reflex) 카메라는 화소 수가 이미 1800만화소(UD 해상도의 약 2배)를 넘어 2500만화소(UD 해상도의 3배)에 이르고 있으며, 초당 30장의 F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달했다.

UCC(User Created Contents)가 널리 퍼진 오늘날, UD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하고, UD 모니터로 편집 및 제작한 후, UD TV로 보며 즐기는, 이른바 UD 시대가 이미 바로 눈앞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눈은 60㎐ 이상에서는 화면의 깜빡임을 느끼지 못한다. 즉 1초에 60번 이상 동일한 화면이 뿌려지면, 일정한 화면이 지속적으로 켜져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60㎐ TV는 60분의 1초마다 화면에 다른 영상을 출력해 줌으로써 동영상을 표현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120㎐로 고속 구동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있다면, 이는 1초에 120개의 화면을 출력해 줄 수 있다는 뜻이 되고, 120개 중 60개는 좌안용 영상(2시점인 경우), 나머지 60개는 우안용 영상을 출력하되 번갈아 출력해 줌으로써, 기존 해상도의 손실 없이 무안경 2시점 3D가 가능하다.

이런 개념에서 보면, 주파수가 240㎐, 480㎐로 증가할수록 시점 수는 해상도의 손실 없이 4시점, 8시점으로 늘어나게 돼 시분할 구동이 가능해짐으로써 초고해상도화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초고해상도 기술과 함께 초고속구동 기술이 함께 개발이 돼야 고화질의 3D 영상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120㎐ 구동이 개발된 계기는 무안경 3D 때문이 아니라, LCD의 동영상 끌림 현상(Motion Blur) 제거를 위해 개발된 것이었으나, 240㎐ 구동 기술은 안경식 3D의 구동(좌영상→블랙→우영상→블랙)을 위해 적용됐다. 따라서 향후 궁극적으로 무안경 3D가 되기 위해서는, 앞에 설명한 것과 같은 원리로 480㎐ 이상의 초고속 구동 방식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바야흐로 실감 영상의 시대를 맞아들이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눈부시기만 하다. 그 중에도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인 초고해상도 및 초고속구동 기술의 발달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진정한 실감 영상 세상으로 우리를 빠지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