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전기차 시장은 충분히 선도할 수 있습니다. 세계 시장 4위가 목표입니다.”
우태희 지식경제부 주력산업정책관은 “전기차는 아직까지 선도 기업이 없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양산형 전기차를 개발하는 나라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태희 국장은 이를 위해서는 중형 전기자동차의 개발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의 I-MiEV나 우리나라의 블루온과 같은 양산형 전기차는 모두 소형으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양산형 중형 전기차를 먼저 선보이는 게 관건이죠.”
하지만 중형차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우 국장의 설명이다.
엔진 대신 400㎏에 달하는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수백억원이나 드는 프레임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연비를 위해 기존 프레임 보다 훨씬 가볍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방식과 다르고 강도는 유지하면서 가벼워야 하니 원가 부담이 커진다. 완성차 업체들이 머뭇거리는 이유다.
아직 100% 국산화를 이루지 못한 배터리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블루온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140㎞ 정도 간다고 하지만 에어컨을 틀거나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면 줄어들 수도 있다. 충전소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터리의 성능은 보급 확대에 필수 조건이다. 배터리의 성능 개선과 국산화가 시급한 이유다.
우 국장은 이를 위한 해법으로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대 · 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을 제시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가 개발한 블루온이 좋은 예입니다. 44개 참여 기업 가운데 중소 · 중견 기업이 34개죠. 중소기업의 참여를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지경부는 이에 내년도 중형급 전기차 개발에 중소업체가 많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가점을 주는 등 중소업체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부품업체에 미래 핵심부품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기술 개발 및 실증 · 판로 확대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우 국장은 설명했다.
또 국제표준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국제 표준화 센터`를 신설, 내년부터 해외인증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보급 확대도 정부의 몫이다. 아직까지 지원금은 필수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내년 공공기관이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 대당 2000만원 한도로 동급 가솔린 차량과의 차액 중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 민간 부문은 아직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2년부터는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 국장은 “기획재정부 · 환경부 등 유관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보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하반기 중에 중형 전기차를 포함한 그린카 전략 로드맵을 보완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 국장은 또 전기차 시대가 되면 전기차 및 배터리 임대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단순 보조금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창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닙니다.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더 많은 중소기업들의 참여가 이뤄진다면 분명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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