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선 세계적인 자동화 전시회인 `모텍`이 개최됐다.
자동화 전문 전시회로 세계 최고 규모다. 규모에 걸맞게 개최국인 독일을 비롯해 미국 · 일본 · 중국 · 호주 등 세계 각지의 자동화 관련 업체 1200여개사가 앞다퉈 자사의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독일 자동화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자국 전시회란 점도 작용했지만 그만큼 자동화 시장을 선도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 가운데는 임직원은 수십명에 불과하지만 세계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전 세계 각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회사도 적지 않았다. 보쉬나 페스토 · 미쓰비시 · 엡손 · 파나소닉 등 세계적인 자동화 업체에 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솔루션으로 세계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이 내놓은 제품도 볼트 · 공구 · 실린더 · 벨트 · 센서 등 초정밀 제품부터 초대형 검사장비, 기계설비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례로 아이트로닉이란 독일 업체는 진동센서와 미세한 틈과 구멍을 검사하는 장비로 전 세계 20여개가 넘는 국가에 수출 중이다. 이 회사의 직원은 20여명에 불과하다.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의 센서를 제작한다는 엘트로텍 역시 직원은 수십명에 지나지 않지만 세계 4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한다.
한 중소벤처업체에 근무한다는 알렉산더 내기는 “독일 중소기업이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비결은 탄탄한 소재산업과 전문기업 간의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초산업인 기계산업에서 숙련된 노동력과 오랜 노하우로 탄탄한 기초를 다지면서도 기업 간 수평적 협업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독일의 글로벌 기업인 페스토의 기술담당자인 에버하트 크로츠 역시 “페스토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중견 소재 기업과의 협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를 통해 아쉬운 점은 중국과 대만 · 일본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한곳도 없었다는 점이다. 혹시 국내기업들이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가 부족한 기술력과 취약한 기업 생태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란다.
슈투트가르트(독일)=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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