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BMW그룹의 이노베이션데이 행사를 위해 4대의 미니E가 한국에 왔었다. 2008년 말 처음 공개된 미니E는 BMW 미니 쿠퍼의 전기차 버전이다. 내연기관 대신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힘으로 움직인다. 모터는 150kW 출력, 204마력급이라 단순히 비교하자면 미니의 고성능 모델인 쿠퍼S(1.6 터보 175마력)보다 힘이 좋다. 게다가 1만2500rpm까지 회전하는 이 모터는 가동즉시 220Nm의 토크를 꾸준하게 발휘한다. 앞쪽에 가로로 배치된 구동계는 쿠퍼S에서 가져온 헬리컬 기어를 거쳐 앞바퀴를 구동시키는데, 0-100km/h 가속이 8.5초로 뛰어나지만 최고속도는 152km/h로 제한해놨다.
미니E의 몸무게는 1,465kg으로, 기존 미니보다 250kg이상이 더 무겁다. 이중에서 배터리의 무게가 260kg을 차지한다. 앞뒤 차축에 걸리는 무게는 각각 750kg과 715kg. 기존의 전기차와 차별화되는 운전 즐거움을 강조한 미니 E는 달라진 무게배분에 맞게 서스펜션 튜닝을 거쳐 미니만의 민첩함과 뛰어난 핸들링을 유지했다. 주행안정장치인 DSC도 전용세팅으로 변경되었다.
미니E에는 뒷좌석이 없다. 배터리가 점령했기 때문이다. 35kWh의 용량을 가진 미니 E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며, 380V 전압으로 모터를 구동시킨다. 완전 충전 시에는 24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미니E의 사용자에게는 차고설치용 전용충전기가 함께 제공되는데, 이를 이용하면 2시간 반 만에 완전충전을 마칠 수 있다. 전원 연결부는 연료주입구 자리에 들어있다.
미니 E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구동모터가 발전기 역할로 전환돼 차량 감속과 함께 배터리 충전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가다 서다가 반복되는 시내주행 상황에서는 거의 75% 정도를 브레이크 페달조작 없이 주행할 수 있으며, 주행가능거리는 20% 정도가 향상된다. 일반 미니처럼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을 쓸 뿐 아니라 브레이크용 펌프와 에어컨 펌프도 전동식이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도록 해 효율을 높였다.
미니 E는 고전압과 무거운 배터리를 고려한 신중한 설계로 다양한 충돌테스트를 순조롭게 통과했다. 생산은 영국 옥스퍼드의 미니 공장과 독일 뮌헨의 BMW 공장이 함께 진행했다. 옥스퍼드 공장에서 차체와 실내외 조립을 마쳐 독일로 보내면 뮌헨 공장의 전용라인에서 구동계와 배터리를 장착해 완성하는 것이다. 미니E는 500대가 만들어져 미국, 독일, 영국 등에서 실증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선정된 개인과 업체들이 리스 형태로 차를 받아 일상 생활에서 운행하며, 전문 기술자들이 정기점검과 기술지원을 해준다.
외장 색상은 500대가 모두 동일하다. 다크 실버가 주 색상이고 지붕은 퓨어 실버, 여기에 노란색 전용 로고와 부분도색으로 액센트를 주었다. 앞 펜더의 측면 벤트 부분에는 일련번호가 찍힌다. 16인치 휠과 런플랫 타이어는 기존 미니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운전석 공간도 마찬가지.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 노란색 장식을 쓴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스티어링휠 앞의 계기판에는 엔진회전계 대신 %로 표시되는 아날로그식 배터리 잔량계가 배치되었고, 중앙 계기판의 연료게이지 부분은 파워의 소비/재생 모드 표시로 바뀌었다. 뒷좌석은 커다란 박스형 칸막이가 차지하고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준다. 트렁크 공간은 남아있지만 적재용량은 60리터로 아주 적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