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요 한계 넘는 시스템반도체 육성 필요

정부가 내놓은 시스템반도체 육성전략은 5년간 정부가 53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1조2000억원)는 민간이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시스템반도체에 4000억원, 장비 분야에는 1300억원이 투입된다.

시스템반도체 및 장비산업 육성 전략은 대형화 · 상용화 · 집중화로 요약된다. 기존에 10억원 이하로 책정됐던 각 과제의 규모를 키워 30억원 이상을 지원, 휴대폰 · 3DTV · 자동차 3개 핵심 품목에 집중한다. 종전 산학연 중심의 개발 계획도 이번에는 연관 산업을 한데 묶어 팹리스 · 수요기업 · 파운드리 컨소시엄을 짜는 방향으로 바꿨다.

파운드리에 대한 정부 육성책도 제시됐다. 파운드리 사업은 대기업이 진행하는 만큼 정부 투자보다는 전문화를 유도하고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60나노 이하는 삼성전자, 70~90나노는 하이닉스, 130나노에서 500나노까지는 동부하이텍이 분담하고 각각 첨단로직, 메모리성격 SOC, 아날로그 등으로 특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민관이 창업 초기 단계 팹리스 기업을 대상으로 5년간 500억원을 지원하는 `스타 팹리스 10개사 육성` 사업이 처음 도입된다. 이 사업은 대상 기업에 R&D부터 판로 개척까지 파격적인 지원을 통해 스타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업체 대형화를 위한 정부, 수요기업(삼성전자 · 하이닉스) 등이 15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도 조성, M&A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시스템반도체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휴대폰 · 디지털TV · 차량용 반도체의 핵심 칩을 개발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면 부수적인 반도체 업체에도 효과가 파급될 것이라는 평가다. 신백규 실리콘화일 사장은 “집중을 통해 휴대폰 시장을 키우면 휴대폰용 카메라 이미지센서를 개발하는 우리 회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대기업 위주의 R&D보다는 세계 시장을 고려한 R&D 육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요기업과 팹리스의 공동 컨소시엄 과제는 R&D 이후 바로 상용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내 세트기업에 적합한 반도체만 개발해 해외 시장에 팔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대기업이 판매하는 특정 품목에 그 제품을 공급하고 나면 이후에는 고객사를 못 찾아 `반짝효과`만 누렸다는 설명이다.

파운드리는 사실상 대기업의 의지에 맡긴 형태지만 삼성전자 외에는 투자할 여력이 없어 효과는 미지수다. 특히 팹리스 기업들이 요구한 하이닉스 M8라인의 순수 파운드리화는 하이닉스 측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이 국내 기업 파운드리 물량을 늘리기로 합의해 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팹리스들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허염 시스템반도체포럼 회장은 “파운드리와 연계도 국내 파운드리가 위탁제조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외 파운드리 업체와 연계를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유형준 · 오은지 기자 hjyoo@etnews.co.kr

세부목표

시스템반도체 기존 R&D와 신규추진 R&BD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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