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20만 이하 작은 도시 시립도서관에서 과학자 · 공학자의 청소년을 위한 강연 시리즈를 하려합니다. 강연 기부에 관심 있는 연구원 · 대학원생 · 교수, 행사 유치에 관심이 있는 시립도서관, 후원 기업 등은 연락주세요.”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최근 트위터에 짧은 글을 올렸다. 그 후 트위터에는 12시간 동안 `과학교육 재능기부` 열풍이 불었다.
정 교수가 쓴 이 글이 `RT(리트윗)`로 급격히 퍼져나가면서 강연 기부를 자원한 300여명과 행사 진행 자원봉사에 나서겠다는 100여명, 그리고 자금이나 책 등을 후원하고 싶다는 100여명 등 총 500여명이 모였다. 너무 많은 사람이 자원해 정 교수가 마감시간을 임의로 정해야 했을 정도다.
정 교수는 “놀라울 만큼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사람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강연 기부를 신청한 이들 중에는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진중권 시사평론가, 이정모 과학평론가 등 쟁쟁한 인사들도 포함됐다. 또 일선 학교 교사를 비롯해 대학원생도 각자의 전공을 밝히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아태이론물리센터에서 편집위원장을 지내며 한 달에 한 번씩 소도시 시립도서관에서 열리는 과학강의를 기획했던 정 교수는 “각 소도시에서 신청이 쇄도하지만 횟수가 제한돼 있어 안타까웠다”며 “청소년에게 생생한 과학교육의 중요성은 크다”고 강연기부 운동을 벌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강연은 오는 10월 30일 전국 100여개 소도시의 시립도서관에서 열릴 계획이다. 강연 기부자에게는 교통비와 식사비 정도를 지원할 뿐 강연비는 지급하지 않는다. 정 교수는 “10월 30일을 `과학 재능 기부의 날`로 정해 매년 강연 기부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