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본질을 `성공의 요람`이 아닌 `실패의 요람`이라고 말한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창업 후 중견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하기까지의 창업 횟수는 평균 2.8회다. 성공하기 전까지 통상 두 번 이상 실패하는 것. 또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중 창업 2년 후까지 성장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벤처 비율은 5% 미만이다.
다시 말하면 세계 최고의 벤처 인프라를 갖춘 실리콘밸리에서도 대부분 벤처는 실패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창업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로 꼽힌다.
우리와 다른 점은 재도전의 기회 보장이다. 한번 실패한 사람에 대한 도전 기회 제공이 일반적일 뿐더러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패의 경험을 발판삼아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 `실패경험의 자산화`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실패를 두려워말고 뛰어들라`는 메시지 전달과 동시에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중소기업혁신연구개발 프로그램 및 선진 기술프로그램 등을 통해 연구개발비를 적극 지원한다. 주정부와 시정부는 기회형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학연 및 금융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학의 기술이전과 사업화 기능을 강화하는 등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
대학에서도 기업가정신 고취에 여념이 없다. 1985년에 이미 253개 대학에서 강의가 진행됐는데, 이 중 41개 대학은 공학 분야에서 과목이 개설돼 `기술경영`을 가르쳤다.
민간 차원에서도 기업가정신 고취를 위한 많은 활동이 진행된다. 카우프만재단은 설립자의 유지를 받들어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기업가정신 양성 업무를 수행한다. 대학, 연구소에서 나온 혁신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술 및 지식네트워크 구축, 엔젤 투자자 교육, 벤처캐피털 전문가 양성 등의 활동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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