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미디어메가트렌드2010]스마트 TV 빅뱅

올해 대한민국은 스마트폰 열풍에 휩싸였다. 준비된 변화는 아니었지만 스마트폰은 가히 IT 산업계 전반을 뒤흔들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스마트TV가 서서히 현실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미디어까지 포괄한 `스마트TV 빅뱅`이 일어난다면 그 변화와 충격은 스마트폰이 가져온 것 이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50년간 고수해 온 TV 시청형태를 완전히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비관적인 시각을 던지는 이들도 많다. 이러한 현황을 점검해 보고 스마트TV 성공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세미나가 마련됐다. 전자신문이 후원하고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하는 `디지털 미디어 메가트렌드 2010`이 `스마트TV 빅뱅과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주제로 2일 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스마트TV는 스마트폰의 개념을 TV에 적용한 것을 말한다.

스마트TV는 디지털TV에 운용체계(OS)와 인터넷 연결 기능을 넣어 방송뿐만 아니라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TV다. 여기에 양방향 서비스와 TV 애플리케이션을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한 유저인터페이스(UI)도 갖춰야 한다. 기존 TV가 방송통신 사업자나 TV제조사가 주도권을 쥐고 소비자는 이용만 하는 수동적인 대상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TV는 콘텐츠와 소비자 중심으로 구도를 바꿔놓게 된다.

그렇다면 스마트TV는 어떻게 등장할까. 김진영 로아그룹코리아 대표는 세미나에서 `스마트 디바이스, `3S`로 통한다`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스마트TV 등장에 앞서 우선 스마트북(태블릿 PC)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마트북은 스마트폰과 넷북의 장점을 고루 갖춘 새로운 포터블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다. 스마트북의 역할은 스마트폰과 달리 미디어 소비에 있다. 스마트북에 대한 대다수 소비자의 요구는 기존의 `종이 콘텐츠의 소비+방송 콘텐츠의 소비`라는 것이다. 아이패드를 비롯한 스마트북에서 그 성공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스마트TV는 미디어 소비를 뛰어넘어 인 도어 디바이스의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가정 내 다양한 기기와 연동돼 홈 네트워크의 핵심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기업이 스마트TV 출시로 검색과 광고시장을 장악하려는 것은 이러한 시장 전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구글TV가 목표로 삼는 스마트TV는 `통합`과 `상호작용`으로 개인화된 콘텐츠 환경을 지원하고 브라우저 기반에서 서비스 이용환경을 제공해 기존 TV와의 UX를 완전히 차별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이동통신사나 TV제조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기존 유통망을 혁신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은 스마트TV가 방송사업자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기조연설에서 스마트TV 기능과 함께 향후 방송사업자가 놓이게 될 환경 변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은 제한된 대역폭(약 19.8Mbps)으로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만큼 스마트TV가 다채널 서비스의 대안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는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어 스마트TV 보급이 활성화될수록 서비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블TV방송사와 IPTV사업자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TV가 다채널, VoD, 부가서비스 등으로 확장될 경우 유료방송서비스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TV가 유발할 트래픽으로 IPTV 사업자가 부담을 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TV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우선 휴대폰에 비해 TV는 교체주기가 길어 파급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 TV를 시청하는 형태의 시청자세를 바꾸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동안 다양한 인터랙티브한 서비스가 출현했지만 모두 실패한 것은 이러한 기본적인 시청형태를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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