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게임이 단순히 보는 대상에서 벗어나 체험하고 즐기는 콘텐츠로 진화했다. 러닝머신이나 바이크 등 지루한 운동을 게임과 함께하면서 재미를 더하고, 쉽게 접하기 어려운 비행기와 배 운전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접할 수 있다. 영어와 한자, 수학 등 어려운 공부도 게임하듯 즐겁게 배울 수 있다.
1일 막을 올린 국내 최대 기능성게임 축제인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은 체험형 콘텐츠로 진화하는 기능성 게임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페스티벌에서 만나본 기능성게임들은 게임의 재미요소를 운동, 교육, 의료, 시뮬레이션 등 여러 분야와 접목하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었다. 엑서게임코리아는 운동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체력향상과 두뇌개발을 함께 할 수 있는 `브레인바이크`를 선보였고, 가미테크는 몰입형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해 세계 명소를 3D 배경으로 뛸 수 있는 러닝머신 시스템을 전시했다.
기능성게임들을 전달하는 플랫폼 다양화도 체험형 기능성게임 확대에 한 몫 했다. 기존에는 PC기반의 온라인게임이 대부분이었다면, 올해 전시된 기능성게임들은 아케이드, 콘솔, 모바일, IPTV 등으로 늘어났다.
기능성게임 전시회답게 관람객 층도 다양했다. 특히 청소년층이 관람객의 대부분인 다른 게임전시회와 달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가족단위 관람객들은 교육과 기능성게임을 결합한 교육관을 주로 찾았다. 자녀와 함께 교육관을 방문한 한 학부모는 “영어 읽기 반복을 게임처럼 하니 아이도 지루해하지 않아 좋다”며 “이런 게임이라면 적극적으로 시키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양한 체험형 게임을 즐기려는 각급 학교와 단체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장애인시설의 단체 방문도 눈에 띄었다. 주의력 향상 게임, 운동 게임 등의 기능성게임을 즐기는 데는 장애도 문제되지 않았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장애인생활시설 무지개동산예가원의 한송이 재활교사는 “새로운 것을 보고, 즐길 수 있어 예가원 가족들이 정말 신나한다”면서 “남자가족들은 운동이나 체험형 게임을 좋아하고, 여자가족들은 동화구연과 영상 등을 즐겼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즐기면서 운동과 교육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더 좋다”고 덧붙였다.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을 주관한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권택민 원장은 “지난해 행사가 기능성 게임에 대한 관심과 화두를 던졌다면, 올해는 기능성게임의 산업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행사로 성장했다”며 “게임산업의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는 한편, 대표적인 융합콘텐츠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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