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개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이 확정되면서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별로 제각각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를 지역별로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행정기관의 데이터센터가 정부통합전산센터로 통합 운영되면서 정보기술(IT) 자원 활용도가 크게 향상된 것을 벤치마킹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공공기관 대부분이 전산 조직 통폐합으로 발생할 구조조정 우려, 보안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명,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29일 국토해양부 공공기관 지방이전추진단에 따르면 지방이전이 예정된 공공기관 157개 가운데 154개의 이전 계획이 확정돼 내년부터 이전이 본격화된다.
지방이전추진단 관계자는 “당초 계획은 2012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의 이전을 완료하는 것이지만 세종시 수정안 논란 등으로 일정이 다소 늦어져 빠른 곳은 내년부터, 늦어도 2013년까지는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에 17개 기관이 이전하는 것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에 각각 9~16개의 기관이 한꺼번에 이전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지역별로 이전하는 10여개 공공기관의 통합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공동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T서비스 업체의 한 임원은 “지방 이전 시 기관마다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도 함께 이전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이번이 통합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유지 · 보수 전문업체의 한 사장은 “현재 공공기관들은 정보시스템 운영과 관련해 자체 인력을 보유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외부 전문인력에 위탁 운영하는 상황”이라며 “수십개 기관이 제각각 아웃소싱하는 업무를 지역별로 묶어 관리하면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행정기관의 데이터센터를 통합한 정부통합전산센터가 가동되면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부지는 80%가량 감소하고, 에너지 사용량도 40%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관별로 필요한 서버 · 스토리지 자원 등을 유틸리티 컴퓨팅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게 돼 자원 활용률이 배 이상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IT자원을 빌려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고 통합 보안이 강조되는 추세를 반영해 공공기관 데이터센터 통합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표면적으로 서로 다른 업무 특성상 물리적 통합은 불가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 중이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행정기관은 하나의 정부라서 비슷비슷한 업무가 많지만 공공기관들은 업무 영역이 천차만별이어서 공동 관리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유민 행안부 유비쿼터스기획과장은 “공공기관 데이터센터 통합은 일단 자원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좋은 아이디어지만 이해 당사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여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의 데이터센터 현황이 어떤 지 실태조사부터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올해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에 정부통합전산센터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센터도 통합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 지역 행정기관 데이터센터 통합도 추진 중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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