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연구, 우리가 책임진다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

전기 때문에 위험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생각이다. 하지만 전문지식 없이 그 방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는 쉽지 않다. 전기안전연구원(원장 고원식)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90년 전기안전에 관한 조사 · 연구 · 기술개발 사업 진행을 시작으로 2002년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된 연구원은 `산소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안전을 위해 값진 땀을 흘려왔다.

연구원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부설 연구기관으로, 전기안전 관련 조사 · 연구 · 기술개발을 통한 전기재해 예방을 위해 설립됐다. 전기안전공사의 비전인 `세계 최고 전기안전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기안전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연구기관`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전기안전분야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전기화재 · 감전 · 설비사고의 원인규명과 예방연구로 축적된 전문연구 역량이 바탕에 깔려있다.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전기안전기술개발 관련 각종 실험용 기자재 및 계측기만 해도 120여종에 이른다.

연구원의 기능은 크게 5가지로 나뉜다. △전기화재 및 감전사고 예방대책 연구 △전기안전에 관한 제 규정 연구 △전기설비사고 예방대책 연구 △전기안전분야 총괄관리사업 △계측장비의 정확도 향상 등이다.

조직은 연구기획 · 총괄사업 · 연구지원을 담당하는 기획R&D팀, 감전 · 화재 · 설비진단연구를 하는 설비안전연구팀, 미래 전기안전기술개발을 하는 차세대연구팀 등 3개의 팀과 국제공인교정기관업무를 하는 계기표준센터로 구성돼 있다.

기획R&D팀은 연구기획부 · R&D사업부 · 연구지원부 등 3개 부서로 이뤄져 있다. 기획 · 성과관리는 물론 지식경제부 전력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중 전기안전기술분야 R&D의 총괄관리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총괄관리는 정부로부터 2003년에 지정받은 사업으로, 관련분야 기금과제의 협약 · 진도점검 · 실태조사 · 정산 등의 사업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지원규모는 약 330억원이며, 180개 산학연기관이 99개의 과제를 수행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전기안전기술 로드맵 및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과제발굴과 연계 · 활용해 전기안전기술분야 R&D의 발전방향을 선도하고 있다.

설비안전연구팀은 전기안전정책기준 · 전기설비진단 · 화재감전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고원식 원장은 “정책 개발 및 제도개선을 통해 전기안전의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설비 사고원인분석과 예방을 위한 기술개발과 관련, 전기설비 정밀진단을 위한 장비 및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이를 전기안전점검 및 안전진단 등 현장에 적용하기도 했다. 또 전기안전점검에 적합한 계측장비 개발 및 기술이전을 통한 장비국산화로 외화를 절감해 지난 2006년에는 신기술으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재해분석센터를 열고, 그간 축적된 연구역량을 활용해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전기사고 및 재해분석사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고 원장은 “지속적인 산업화와 전기설비 증가로 2008년 발생한 전기설비사고는 8592건으로, 이는 2004년에 비해 152%나 증가한 수캇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설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문적으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진단하는 기관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전기재해분석센터를 구축하고 틈새시장 발굴을 통한 차별화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화재분석의 경우 법원 · 경찰에서 의뢰한 1800여건의 사건에 대한 정밀감정을 실시했으며, 소방본부 등 전기화재 감식을 담당하는 공무원을 비롯한 1600여명을 대상으로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이 국가화재분류체계 개선에 활용돼, 원인불명의 화재사고가 전기화재로 둔갑하는 문제점을 바로잡는데 기여했다.

차세대 연구팀은 융복합연구부와 친환경연구부로 구성돼 있다. 전력 IT를 융합한 전기안전기술기반 구축과 친환경 전기설비의 안전 확보 등 미래 전기환경 변화에 대비한 안전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고 원장은 “근본적으로 전기화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사고의 징후를 원격으로 실시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차세대전기안전관리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며 “전력 IT를 활용한 지능형 홈 분전반을 개발하고 이를 문화재 · 민속마을 · 영유아시설 등 화재취약시설에 시범적용하고 있으며, 이것이 모든 일반용 저압고객전기설비에 적용될 경우 19%대인 전기화재점유율이 6%대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전기설비 · 친환경설비의 보급 및 사용의 급격한 확대에 따른 전기안전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태양광 · 풍력 · 연료전지 등 분산연계에 따른 수용가 안전성평가를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 국토해양부 교통체계효율화사업인 전기 · 수소연료전지차량의 안전성평가를 위한 연구를 통해 관련기준을 개정하는 등 전기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전기안전기술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측정표준부와 계기관리부로 구성된 계기표준센터는 국제공인교정기관으로 지정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계측장비의 첨단화 · 다양화에 따른 교정 분야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온도 · 초음파 · 자외선 분야 등 전기분이야 이외의 첨단계측장비에 대해서도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 공인교정분야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 서비스 극대화 및 점검 · 검사업무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고 원장은 “우리 연구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전기안전 기술개발을 통해 감전 · 화재 · 전기설비사고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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