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모건스탠리는 `모바일 인터넷 보고서`에서 인터넷 생태계가 향후 5년 안에 모바일 생태계로 재편될 것이며 그 시작점은 올해가 될 것이라 발표했다. 과거 인터넷 확산을 기점으로 시장 주도권이 완전히 바뀌었던 것처럼 스마트폰을 필두로 업계 전반에 엄청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가 융합되는 트라이버전스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통신시장은 단말기 시장에서 서비스 시장까지의 수직 계열화가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검색 등은 이용의 단순함과 편리성으로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도입 1년이 안 돼 가입자 500만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개인화 웹`의 구성이다. 유튜브나 트위터 등은 주소록, 문자메시지, 쪽지, 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공간으로, 기업 CEO, 정치인, 동호인 모임 등의 정보교환 통로로 자리잡았다.
한편 무선인터넷 수요 증가는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구매를 큰 폭으로 늘려 전자상거래 활성화 및 획기적인 금융 서비스 변화를 예고한다. 스마트폰 애호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금융의 이용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시장에도 큰 파장을 불러와 통신과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컨버전스 신용카드`도 등장했다. 수십장의 플라스틱 카드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휴대폰에 내장된 칩에 담아 편리성을 높일 경우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이다. 이러한 모바일 신용카드가 활성화될 경우 현재의 신용카드 업계의 판도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또 `모바일 광고` 시장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동 중 음성을 통해 검색하는 `음성검색광고`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해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정부도 모바일 기기로 이뤄지는 `스마트 워크` 근로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2015년까지 전체 노동인구의 30%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기의 집이나 집 주변 스마트 워크센터에서 일할 날도 머지않았다. 이 경우 사무실이 필요 없으니 사무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여성의 출산기피 현상도 완화돼 저출산 문제도 해결하고 고령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취업도 유리해져 삶의 질은 물론이고 일의 성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마트폰이 고비용 저효율을 극복하는 문명의 이기로 거듭나려면 해결할 점도 많다. 우선 글로벌화에 적합한 규제 완화와 무선콘텐츠 유통이 가능하도록 개방적 무선망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통신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간 마찰을 빚고 있는 비차별·상호접속·접근성의 `망 중립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선 인터넷망의 일부 개방이 이뤄졌으나 이통사 `내부 포털`과 `망 개방 포털` 간 정책적 차별은 여전히 존재해 활성화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요금을 낮춰야 한다.
스마트폰 중심의 무선 인터넷 정액제 확대와 피처폰에 대한 데이터 요금 인하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더욱이 모바일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이슈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아직 모바일 시장의 경우 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등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높다.
과거 정보보호에 대한 뒤늦은 대응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미리부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유해하고 부실한 콘텐츠의 유통차단, 보안 등 이용자 보호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무선 인터넷 이용의 안전 · 신뢰성 제고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최명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sun21@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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