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주최 `제1회 여름방학 로봇영재캠프`
“이 로봇에는 4개의 센서가 있어요. 우선 초음파를 이용해 앞의 장애물을 보는 센서, 귀처럼 주변 소리를 듣는 센서, 그리고 주위의 물건과 접촉했을 때 반응하는 센서 등이죠. 어, 잠깐. 광센서 프로그래밍이 아직 잘 안 됐나봐요.”
자신이 만든 로봇을 설명하는 서의현군(부암초 5학년)의 눈빛이 진지하다. 서군의 꿈은 `로봇공학자`다. 평소에도 로봇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종종 접속해 정보를 얻곤 한다. 그는 “인터넷에는 `비행기를 만드는 로봇 등 굉장한 로봇들이 많다”며 “나중에는 그렇게 크고 또 우리에게 필요한 로봇을 설계할 것”이라고 꿈을 밝혔다.
전자신문과 차세대로봇교사연구모임 주최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기술혁신파크(TIP)에서 열린 `제1회 여름방학 로봇영재캠프`에는 로봇에 꿈과 재능을 가진 초 · 중학생 51명이 참여해 미래 로봇공학자의 꿈을 키웠다.
캠프 기간 동안 로봇 제작 및 프로그래밍에 참가한 학생들은 초 · 중 · 고급반으로 나뉘어 로봇을 직접 만들고 프로그래밍까지 마친 후, 팀을 이뤄 `로봇 경쟁대회`도 치렀다.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참여 학생들은 `C언어 설계`등 컴퓨터 공학의 기본도 자연스레 체험했다.
캠프 참가 학생들이 제작한 로봇 기종은 레고의 NXT. 로봇 교육의 `바이블`이라 불릴 정도로 널리 알려진 교육용 로봇이다. 캠프에 지도교사로 참여한 남이준 안산 동산고등학교 교사(차세대로봇교사연구모임 회장)는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무궁무진한 기능을 가질 수 있는, 그야말로 학생들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로봇 교재”라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로봇 만들기에 도전한 참여 학생들의 실력은 조금씩 달랐지만 진지함과 열정은 모두 같았다. 초급 조로 편성된 이은석군(샘머리초등학교 3학년)은 “이전까지 로봇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지만 내가 원하는 로봇을 만드는 게 정말 재미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로봇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로봇 제작과 함께 진행된 특강도 참여 학생들의 로봇에 대한 관심을 고취했다. 캠프 첫날에는 로봇 분야 국내 최고의 권위자인 염영일 포항지능로봇연구소 연구위원이 `로봇은 어디까지 와 있나? 그리고 로봇의 미래는?`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스탠퍼드대학 재학 중 벽을 타는 도마뱀 로봇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한국 학생은 그 뒤 곧바로 MIT에서 교수로 채용했다”며 “여러분도 여러 창의적 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로봇의 기능과 범위를 한정하지 말고 여러분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캠프 마지막날은 학부모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이 직접 만든 로봇으로 `퍼레이드`를 벌이며, 열띤 응원과 함께 릴레이달리기 · 씨름 · 농구 · 골프 등 경쟁대회도 펼쳤다. 이번 캠프를 수료한 주명우군(금성초 4학년)은 “내 손으로 직접 만든 로봇이 뛰어다니며 씨름까지 하는 것을 보니 너무 신기하다”며 “이제부터 꾸준히 실력을 길러 올겨울 캠프에는 중급반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