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40대 총리와 소통

만년에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자신의 삶을 이렇게 회고했다.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물론 공자 같은 성인에게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40대를 표현하는 용어로 불혹이 일반화된 이유다. 불혹은 주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 주관이 확실해야 한다. 어쩌면 가장 주관적인 생각을 고집하는 나이인 셈이다. 위정편에 따르면 가장 소통에 적합한 나이는 오히려 60대인 이순이다.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는 나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지나간 세월과 경험을 통해 여러 갈등을 이해하고 조정하는 데도 적합하다.

청와대가 지난 8일 총리 내정자로 40대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내정했다. 김 총리 내정자는 올해 48세로 지난 1971년 제3공화국 당시 45세였던 김종필 총리 이후 40대 총리로는 39년 만이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새로 구성된 3기 내각은 농민출신의 입지전적인 인물인 40대 김태호 전 지사를 총리후보로 선임한 데서 나타났듯이 한마디로 `소통과 통합의 젊은 내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태호 내정자 역시 “앞으로 막힌 곳을 뚫어내는 소통과 통합의 아이콘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통은 우선 경청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나이가 많고 적음이 소통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지난 1997년 영국 총선에서 최연소인 43세의 나이로 총리직에 등극한 토니 블레어, 역시 같은 나이인 43세에 올해 총리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모두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었지 소통의 아이콘은 아니었다. 유독 우리나라만 40대가 소통의 아이콘이 된 것은 50 · 60대가 주축인 정치권이 그만큼 소통에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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