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가 입에 붙었다. 어물어물 망설이다 결국엔 옆 사람의 의견을 따라간다. 자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를 결정하는 일부터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까지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이 제일 어렵다. 결정된 일은 잘 따를 수 있는데 직접 결정하라고 하면 도망가고 싶다.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줏대 없고 우유부단한 나. 늘 꾸물거리다 시간도 기회도 다 뺏겨버린다. 이제 그만 담장에 서서 기웃거리고, 왼쪽으로든 오른쪽으로든 밀어붙이는 과감성을 키우고 싶다.
비단 고르다 삼베 고르기도 하지만 장고 끝에 좋은 수를 두기도 한다. 결단하고 밀어붙이는 사람은 성급하고 섣부른 결정을 하기도 한다. 장점과 단점은 종이 앞뒤 면과 같다. 내 특성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 늘 못 가진 것에 대한 환상과 열망이 있나니 내 특성을 너무 평가절하하지 말자. 사람은 쉽게 안 바뀐다. 내가 가진 카드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남이 가진 카드를 활용하자.
의사결정이 빠르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누군가를 곁에 두면 된다. `나도`를 애용하자. 특히 대세에 지장이 없는 작은 선택들은 `퉁` 쳐서 맡겨버리자. 무엇을 선택하든 별 차이 없다. 버리기가 아까워 모두 껴안고 있고 맡기기가 불안해 다 쥐고 있으면 내 책상만 어지러워지고 내 머리만 터져버린다. 누구나 부족하고 부정확할 수 있는 개연성을 짊어지고 간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자신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는 건데 무엇이 문제인지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를 바꿀 수는 없지만 보완할 방법만 찾으면 된다. 내면의 선을 만들자. `오늘 밤을 넘기지 않는다, 다섯 명에게만 묻는다, 선택옵션은 세 개로 압축한다, 정 모르겠으면 최고로 비싼 걸로 한다, 결정한 일은 후회하지 않는다` 등 스스로 기준을 정해 놓으면 결단하기가 좀 쉽다. 좀 쉬워질 뿐이지 완벽하게 달라지진 않는다. 변신할 수는 있어도 둔갑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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