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삼성테크윈·동부정밀화학 등 대기업들이 로봇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산업 규모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로봇산업 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전년 대비 23.4%나 성장한 데다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은 국내 요소 기술이 축적돼 이를 완제품에 적용하면 부가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부정밀화학이 코스닥 등록업체인 다사로봇의 경영권을 확보한 데 이어, 국내 대형 LCD 제조업체가 로봇 관련 인력을 뽑는 등 대기업들의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부정밀화학은 지난달 다사로봇 강석희 대표이사의 지분 3%를 추가로 인수, 총지분율 20.34%로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동부정밀화학은 그룹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및 동부CNI의 IT사업 등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다사로봇이 산업용 로봇에도 강점을 가져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의 제조공정용 로봇 제품을 다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터테인먼트 로봇 신제품과 방범로봇·경비로봇 등 지능형 서비스로봇 시장도 본격 공략할 태세다.
동부 외에도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 한 곳도 로봇 관련 인력 충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CD 패널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최근 헤드헌터를 통해 로봇 관련 인력 선발에 나서 조만간 로봇산업에 뛰어들 모양새다.
포스코 역시 미래 성장동력으로 로봇산업을 검토하는 단계로 조만간 사업 진출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테크윈도 최근 삼성탈레스의 지분을 인수해 로봇분야 공략 가속화가 기대된다. 삼성탈레스가 그간 방산사업을 전개하면서 열감시장치 등 로봇 요소 기술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최근 이처럼 로봇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관련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공정용 로봇은 지난해 시장이 8323억원으로 단일 규모로 1조원에 육박했다. 성장률도 18.6%로 높다. 여기에 전방산업인 반도체·자동차·전기전자 등 주력산업 분야에서 생산성 제고 방안으로 로봇을 통한 생산자동화 등 설비투자를 늘리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 밖에 기존 로봇기업이 종업원 100명 미만으로 영세해 시장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것도 대기업들이 로봇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대기업의 로봇산업 진출과 관련, 국내 기업들은 대체로 시장 `파이의 확대`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간 로봇산업은 규모가 영세한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져 산업 규모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데 한계가 많았다”며 “국내 중소 벤처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시장 창출 능력이 맞물리면 시장 규모와 경쟁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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