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개조 전기차 허용 고시안 발표

일반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이 개정됐다. 하지만 전기차 개조 기준이 까다로워 전기 개조차 확산에는 상당기간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5일 국토해양부는 일반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할 수 있도록 `자동차 구조·장치 변경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이날부터 관보에 개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시 3개월 이후엔 개조 전기차의 제조·운행이 가능해진다.

이번 개정안은 개조 전기차가 자동차성능연구소의 기술 검증을 받는 것과 전기차 관련 측정 장비는 물론이고 인력 기준까지 담고 있다.

먼저 가솔린차를 전기차로 개조한 뒤 도로를 주행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성능연구소로부터 성능평가를 받아야 한다. 성능평가에는 충돌 시 승객보호, 고전원 전기장치 안전성, 제동능력, 전자파 적합성 시험 등 일반 차량과 동일한 성능평가와 전지 안전성시험, 원동기 출력시험 등이 포함된다.

전기차의 안전성 평가 항목이 일반 가솔린 차량보다 많아 성능평가 통과가 까다로워진 것이다. 다만 안전성 검사를 마친 차종과 동일하게 변경할 경우에는 성능연구소의 검사 없이도 제조가 가능하다.

전기차의 안전과 관련해 개조 사업자가 갖춰야 할 시설과 인력도 규정했다.

고시에 따르면 제조자는 자동차종합정비업 또는 소형자동차정비업을 등록한 자로 고전원전기장치를 다룰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전기차가 고압의 전류를 다루는 만큼 안전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시설물로는 전지 안정성 시험시설, 모터 동력계와 통신진단 장비, 절연저항 측정기, 배터리팩 충방전 항온실험실, 전압·전류 측정기 등을 갖추거나 임대해야 한다. 또 고전원전기장치 등에 대한 안전교육을 이수한 사람 1명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규정이 너무 까다롭고 개조에 들어가는 배터리 비용이 비싸 개조차 생산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비용만 해도 1000만원 안팎이 드는데 누가 가솔린차를 개조하겠나”라며 “여기에 까다로운 성능평가까지 포함돼 개조차 시장이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