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수출이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부품 소재 수출이 50%를 육박하며, 수출 구조도 선진국형으로 바뀌었다.
1등 공신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반도체는 수출액 1위로, 패널은 무역수지 흑자액 1위로 IT산업 사상 최대 실적을 떠받쳤다. 컨버전스에 따른 다양한 정보가전 단말기들이 등장하면서, 그에 따른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이 IT수출 쌍두마차로 떠오르면서 우리나라 수출구조도 부품, 소재 비중이 49.4%로 사상 최고가 됐다. 우려했던 휴대폰도 아이폰의 공세를 극복,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반도체는 주력인 메모리 수출 호조로 지난 5월 기록한 43억9000만달러를 2억달러 이상 훌쩍 뛰어넘어 46억2000만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IT품목에서도 단연 수출 1위지만, 우리나라 전 업종으로도 압도적 1위다.
D램은 세계시장의 55%를 싹쓸이했다. 글로벌 출하 경쟁 심화와 재고 확대로 단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삼성과 하이닉스의 미세공정 전환 성공에 따른 원가 절감과 높아진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작년 동월 대비 119.6%나 증가한 17억8000만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낸드플래시도 대용량 낸드 탑재 스마트폰 출하 증가와 태블릿PC 등 신규 애플리케이션 출시로 작년 동월 대비 53.4% 증가한 2억4000만달러가 수출됐다.
반도체가 규모 면에서 IT수출을 떠받쳤다면, 내실 면에서는 단연 디스플레이 패널이 돋보였다.
지난달 패널 수출액은 종전 최고치인 지난 5월 29억1000만달러보다 3억달러 가까이 많은 32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초로 30억달러 수출 선을 뚫었다. 이 덕분에 지난달 무역수지는 2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2억달러어치를 수출하고, 단 5억8000만달러어치만 수입한 것이다. 수익 면에서는 반도체와 휴대폰을 압도했다. 반도체와 휴대폰은 수출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관련 수입도 늘어나는 반면에 패널은 절대 경쟁력을 갖고 수출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일부 패널 단가하락이 이미 시작됐지만,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수출액과 무역흑자를 동시에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높은 우리나라 패널 경쟁력을 입증한다.
휴대폰은 수출은 아직 작년 동기 대비 감소세에 빠져 있지만 그리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국산 스마트폰 수출액은 지난 4월 1억98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전략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된 6월에는 4억85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스마트폰 수출 대수 기준으로도 지난 4월 110만대에서 6월 210만대로 늘었다. 국내 업체들이 아이폰 충격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이 수치로 드러났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의 전략 휴대폰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이 부문 수출 및 무역수지는 급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분품을 포함한 컬러TV 수출도 강세를 지속했다. 컬러TV는 중국 TV 시장의 본격 성장기 진입과 국내 업체 주도의 LED TV 확산 등에 힘입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1%나 늘어난 7억달러를 수출했다. TV부문은 대부분의 기업이 현지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기준으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의 도전이 이어지겠지만 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지속적 출시와 주요 유통채널 마케팅 강화를 통해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프린터와 셋톱박스도 수출이 각각 작년 동기 대비 17.5%와 45.6%씩 늘어나는 등 선전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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