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적지 않은 성과, 일부는 상용화 단계까지는 못가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및 활용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295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추진한 스타SoC 사업의 참여 업체들이 지난 6월말 사업 종료에 맞춰 결과물을 내놨다. 스마트폰·디스플레이·셋톱박스 등의 핵심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외산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 양산 테스트를 남겨둔 업체가 많아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 사업에 참여한 카이로넷·실리콘마이터스·지시티(GCT)·실리콘웍스·엠텍비젼은 칩 개발에 성공했다.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는 디스플레이 인트라패널 인터페이스(Intra-Panel Interface) 기술을 개발해 이를 내장한 타이밍컨트롤러(Tcon)와 컬럼(Column)칩을 LG디스플레이에 공급, 양산에 성공했다. 카이로넷(대표 김형원)은 SK텔레콤과 공동으로 개발한 처리 속도 65Mbps급 와이파이(Wi-Fi)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을 통합한 무선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칩셋을 생산했고, SK텔레콤의 영업망을 이용해 마케팅에 나섰다.
지시티리서치(대표 이경호)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다중모드 무선주파수(RF) 트랜시버 칩은 HSDPA 14.4Mbps, 롱텀에벌루션(LTE) 100Mbps급의 고속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다. 국내 4세대(G) 이동통신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실리콘마이터스(대표 허염)는 스마트폰용 전원제어관리칩(PMIC)을 내놨다. 4G 이동통신과 스마트폰에 적합한 칩스캐일패키지(CSP)도 함께 개발했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내년 하반기께 신규 스마트폰에 공급할 예정이다. 엠텍비젼은 셋톱박스용 멀티미디어·오디오프로세서를 개발해 LG전자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들이 제품 개발과 동시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스타SoC 사업이 처음부터 수요 기업과 공급 확약을 통해 이뤄진 덕분이다. 하지만 아직 양산에 들어간 곳은 실리콘웍스와 카이로넷밖에 없고 카이로넷도 SKT가 수요 업체가 아닌 공동 개발자에 머물렀다. 다른 3개 업체들은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양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공급 물량이나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팹리스 업체들에게는 제품 상용화에 정부 지원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은 “개발 기간이 1년으로 짧아서 일정을 겨우 맞췄지만 정부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단독으로 하기 어려운 과제를 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주철 지식경제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사무관은 “이 사업은 단기 1년 사업으로, 후속 사업은 지경부에서 추진할 시스템반도체 상용화 사업이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