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B2B 산업 특성 녹인 부품기업의 SCM 혁신

B2B 부품 기업들의 SCM 프로세스 혁신은 B2C 기업들의 혁신과는 일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고객 기업의 납기 변동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 또 R&D 과정부터 수요 기업과 협업이 발생한다는 점 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위해 부품 기업들은 제품별 프로세스 특성에 따라 조립형 SCM과 장치형 SCM으로 구분하고 차별화된 프로세스로 납기 대응 등을 효율화하고 있다.

LG이노텍 DN사업부의 경우 300~400개에 이르는 부품을 관리하는 조립형 사업이다. 따라서 수많은 부품을 고객 수요에 맞춰 효과적으로 관리 및 조달하는 프로세스에 중점을 뒀다. 이에 비해 LED 등 부품 수가 적은 장치형 사업부의 경우 수요 예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장치형 사업에서는 부품 수가 20~30개에 불과하지만 구리 등 해외 원자재가 많아 리드타임이 길다. 이 때문에 한달 전 혹은 최소 2주 전에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SDI도 하나의 전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SCM 전략을 장치형 ‘셀’ 공정과 조립형 ‘패키지’ 공정에 따라 달리했다. 셀 공정은 화학물질 등이 투입되는 등 장치형 특성이 강하고 패키지 공정은 조립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약 12일의 리드타임이 발생하는 셀 공정에 비해 패키지 공정의 리드타임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셀 공정의 경우 긴 리드타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납기 일정 준수율 등을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며, 시장 변화가 빠른 패키지 공정에서는 개발에서 공급까지의 리드타임을 단축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R&D 과정에서 수요기업과 협업을 위한 시스템 연계도 이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연구개발 성과가 매출과 직결되므로 수요 기업과 협업하는 R&D 프로그램이 많다”고 설명하며 이제는 R&D 관리가 부품기업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개발 과제 선정 당시부터 마케팅과 연계해 수요 기업의 요구를 연구개발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것이 공급망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R&D 연계는 설계 단계부터 협업이 중요한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적극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만도는 관련 부문간 정보를 공유할 뿐 아니라 협업 강화, 개발 속도 관리 및 프로젝트 투입 자원 절감을 위해 개발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하반기 PMS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으며, 팀별이 아닌 프로젝트별로 매트릭스형 협업을 하도록 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기업이 자동차 개발을 시작하면 이 자동차에 납품되는 부품 또한 동시 개발되기 때문에 2~3년간의 개발 일정을 수립하고 투입되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을 통해 연구개발 프로젝트 현황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과제의 진행 상황에 맞춰 부서 간 협업이 가능하도록 전환했다”고 말했다.

만도는 지난 3월부터 올해 말까지 기존 개발 프로세스 개선과 함께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을 통합 관리시스템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만도 관계자는 “개발부문 뿐 아니라 모든 개발 현황 정보를 품질, 구매, 영업, 생산 부서와 공유 및 협업할 수 있도록 하고, 제품개발 결정 관리 등을 강화해 신제품 개발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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