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주러 가서 오히려 도움을 받고 오는 경우가 있다. 예상치 못한 수확에 마음은 부자가 됐다. 새로운 에너지도 얻었다. 지난 2년 새 북극과 아마존을 누빈 여성 프로듀서 김민아씨 이야기다.
화제를 모았던 문화방송(MBC)의 ‘북극의 눈물’과 ‘아마존의 눈물’에 참여한 저자가 북극의 최북단 마을과 지구에서 가장 깊숙한 아마존의 정글 등 오지를 다니며 만난 사람, 풍경, 에피소드 등을 담담한 문체와 따뜻한 느낌의 사진으로 엮었다.
인생은 순간의 선택으로 바뀐다고 했던가. 저자가 북극과 적도를 가로지르게 된 건 선배의 우연한 전화 한 통 때문이었다. 가볍게(?) 북극에 있는 곰과 사람을 찍자고 권유한 선배 프로듀서의 말에 홀리듯 승낙한 뒤 그녀는 2년 새 북극과 아마존을 카메라에 담게 됐다. 모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생사를 가를 뻔한 사건을 말했던 선배들처럼 그녀도 그곳에 있었다. 북극에선 얼음에 빠져서, 아마존에서는 배가 뒤집혀서 죽을 뻔하기도 했다. 긴긴 사냥 기간 내내 하루 한 끼 라면만 먹고 살았으며 원형탈모증도 생겼다. 말라리아에 걸려 크게 앓기도 했고 폭염과 날벌레들의 공격에 고생하기도 했다.
생사의 갈림길과 특이한 고생을 밤을 새서 할 수 있을 정도인데, 저자는 그래도 그곳이 그립다고 말한다. 그런 저자가 들려주는 북극과 아마존 촬영 뒷이야기는 다큐멘터리보다 더 흥미롭다. 북극에서는 원주민 어부와 함께 일각고래 사냥을 경험하기도 하고 몇 만 원이 넘는다는 서울의 꽃등심보다 더 맛있는 고래고기 스테이크를 맛보며 즐거워했고, 아마존에서는 재규어를 촬영하기 위해 정글 한가운데서 마냥 기다리기도 했다.
저자가 제목으로 선택한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요’는 북극과 아마존 등 오지의 사람들이 그녀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저자는 “계속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위험 속에서도 여기까지 버텨줘서, 지금까지 있어줘서 고맙다”며 “서로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들과 서로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관심을 나눴고 그래서 고맙고 행복해야 할 것은 오히려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김민아 지음. 토네이도 펴냄. 1만3000원.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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