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화학반응의 핵심 개념이지만 지난 60년간 학계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해 온 ‘원뿔형 교차점’(conical intersection)의 존재와 분자구조를 구명했다.
KAIST 김상규 화학과 교수와 임정식 연구원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의 중견 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과 우수연구센터(SRC)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60년간 학계가 이론적으로만 제시했던 화학반응의 핵심개념인 원뿔형 교차점의 존재와 분자구조를 구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4일자 화학분야 세계적인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케미스트리’ 온라인 속보’판에 주요 논문으로 게재됐다.
원뿔형 교차점은 화학반응은 물론 우리 눈의 망막에서 일어나는 광이성질체화(분자가 빛을 흡수해 들뜬 상태를 거쳐 이성질체화를 일으키는 현상) 반응 및 DNA의 강한 자외선 보호 메커니즘 등 화학과 의학 문제를 설명하는데 필수적인 화학적 개념이다.
학계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복잡한 구조의 ‘화학반응의 특이점’에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레이저와 분자선 기술을 이용해 분자의 특정 양자 상태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동역학적 움직임을 살펴봤다. 그 결과 두 개의 서로 다른 전자적 양자상태가 중첩될 때 뚜렷한 공명현상이 발생하며 이것이 원뿔형 교차점에 의한 것임을 확인했다.
김상규 교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전자적 양자상태가 화학반응을 하면서 중첩하는 지점에 발생한 원뿔형 교차점을 관측, 에너지 위치와 자세한 분자구조를 유추했다”며 “화학반응에서 전자와 핵 사이에 상호작용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핵심개념을 밝혀 신약개발 등의 원천적 기초지식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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