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서 파워포인트를 잘 쓰는 전문가는 누구지? A 고객사의 K팀장과 같이 일해 본 사람이 있을까? 요즘 팀장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원하는 자료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기업 임직원들이라면 누구나 업무 중에 가질 만한 궁금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존의 정보시스템으로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류의 고민들은 소셜네트워킹 기능을 잘 활용해야 얻을 수 있는데, 국내 기업들의 협업 인프라는 전통적인 그룹웨어나 지식관리시스템(KMS)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KMS를 새로 구축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기업들은 트위터, 인맥 추천, 위키 등 소셜네트워킹 기능을 광범위하게 지원하는 소셜 소프트웨어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한국스마트카드, 포스코그룹, 동양그룹, 자산관리공사, 우미건설, 한국석유공사 등이다.
그동안 일부 기업들이 위키 등 소셜네트워킹 기능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이를 기업내 협업 인프라에 접목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과거의 KMS만으로는 지식경영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소셜 SW 시장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KMS 구축을 마무리한 동양그룹의 경우 그룹차원에서 업무에 따른 최적의 직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인맥 추전 기능을 적용해 업계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KMS를 구축할 때 사람을 고려하기 보다 기능 위주로 설계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의 협업 및 공유 문화가 형성되면서 사람의 관계 형성을 통해 지식을 얻거나 공유하려는 소셜SW에 대한 요구가 많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MS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소셜SW 기능으로는 △개인화된 프로파일 △기업용 트위터 △인물 추전 △블로그 △위키 등을 들 수 있다. 프로파일의 경우 기존에는 개인 정보에만 국한돼 있었다. 명함 관리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소셜SW 기능이 접목된 프로파일은 개인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하고, 누군가가 방문했을 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개인 방명록이 제공될 뿐아니라 프레즌스 기능으로 개인의 현 상태를 스스로 표현할 수도 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검토하고 있는 기업용 트위터의 경우 아직 국내에 번듯한 활용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대형 시중은행에서 막 적용하고 있는 단계다. KMS에 트위터를 접목하면 개인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글이 실시간으로 타임라인에 쌓이게 된다. 이를 통해 어떤 직원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등을 한 눈에 빠르게 알 수 있다. 또한 팀 단위로 관련 내용들을 세분화해 확인할 수도 있다.
인물 추천도 뜨고 있는 소셜SW 기능 중 하나다. 이는 개인이 자주 등록하는 태그를 분석해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인물을 추천받아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하는 원리다. 이렇게 추천된 인물을 통해 관련 콘텐츠를 쉽게 확인,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간 관계를 통해 새로운 지식이나 전문정보 등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날리지큐브 강미정 기술컨설팅팀장은 “소규모 기업에서는 직원들간에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했는지를 잘 알 수 있지만 규모가 크거나 여러 지역에서 분산 근무하는 기업 환경에서는 이러한 인물 추천 기능이 업무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로그와 위키시스템도 관심이 늘고 있는 소셜SW다. 위키시스템의 경우 아직 용어 사전 등 일부 영역에 한해서만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미정 팀장은 “많은 기업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위키시스템 도입을 검토하지만 실질적인 활용은 더딘 편”이라며 “부장이 올린 글을 사원이 수정하기가 쉽지 않은 한국의 기업 문화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셜SW 적용을 통해 스마트한 KMS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웹 기술의 적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내 정보 뿐만 아니라 외부 정보까지 자유롭게 공유하고, 다양한 소셜SW 기능들을 쉽게 연결하고 통합하기 위해서는 표준 기술 적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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