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다가와 전국에 비소식을 알리면서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장마철 습한 기후로 인해 많은 전염성 질병들이 발생하고, 요즘은 이에 더해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냉방병까지 건강을 공격하고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한의학에는 오랫동안 이 기후에서 생활해온 선조들의 경험이 축적돼, 여름철에 건강을 해치지 않고 생명을 기르는 ‘양생법(養生法)’이 잘 제시돼 있다.
동의보감이나 활인심방 등 여러 고전에 담긴 지혜들을 유용하게 활용해 보자. 동의보감에는 ‘여름에는 햇볕을 지겨워하지 말고, 성내지 말고, 꽃봉오리를 피어나게 하고, 기를 내보내며 아끼는 것이 밖에 있는 것처럼 한다. 이것이 여름의 기운에 호응하는 것이다’하여 몇 달간 지속될 무더운 여름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을 설명해주고 있다.
퇴계 이황 선생의 활인심방에서 권하는 기본적인 여름철 생활태도는 다음과 같다. ‘여름철이 되면 군자라고 할지라도 심신을 깨끗이하고 음식을 가려먹는 일에 게을러지기 쉽다. 조급한 행동을 하지 말고, 높은 소리를 내지말고, 성을 내거나 거친 행동을 취하지 말 것이며, 서로 화합하여 사이좋게 지내도록 한다. 지나치게 기호를 즐겨 찾아 다니거나 욕심을 부려 모든 것이 도를 넘지 않도록 하고, 심기를 바로잡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요긴한 일이다’
또한 요즘의 냉방병처럼 여름에 너무 시원하게 지내는 것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충고한다. ‘사람이 나이를 먹고 늙으면 몸이 여위고 약해져 풍사의 해를 입기가 쉽다. 한여름철 삼복더위 중에도 바람을 쏘이거나 술에 취한 사람이 부채질하는 것도 건강에 해롭다’ ‘비록 한여름이라 할지라도 찬물로 세수를 하거나 손을 씻으면 열기와 냉기가 맞부딪쳐 오장이 말라붙고 진액이 줄어들어 건강을 해치게 된다’
선조의 지혜를 보면 하나하나가 생활 태도와 밀접하다. 깨끗하고 여유있으며 심신을 잘 조절하면 무더운 여름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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