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이성호 지투터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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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쓰기 쉽고 생산하기도 쉬운 우리만의 터치 기술로 세계 무대서 주인공이 되려 합니다.”

 독창적인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터치스크린 시장에 뛰어든 이성호 지투터치 사장(46)의 포부다.

 터치스크린을 통한 입력 방식이 각광받으면서 터치 기술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매출뿐 아니라 상장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는 기업들도 나온다. 그런데 한꺼풀 벗겨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국내 산업은 그리 건강한 편이 아니다. 패널 제조는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터치스크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패널 설계, 컨트롤IC는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성호 사장은 바로 국내 산업이 가장 취약한 부분에 도전장을 내민 인물이다. 그가 개발한 ‘AM터치’란 특허 기술을 통해서다. ‘AM터치’란 AM(Active Matrix) 방식의 터치 기술을 뜻한다. AM터치는 터치입력을 인식하는 단위영역이 능동적으로 작동하고 매트릭스 형태로 배열돼 있다. 또 100% 디지털인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얻는 장점은 빠른 신호처리(초당 150프레임)와 포인트 수에 무관한 멀티터치다. 이 사장은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선보인 멀티터치는 흔한 기술인 것처럼 보이지만 특허장벽이 아주 높은 분야”라며 “소수의 해외 기업들이 상용화했을 뿐이고 특허 분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환경에서 지투터치가 특허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이성호 사장이 디스플레이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전자 LCD사업부에 입사, 국내 최초로 휴대폰에 컬러 TFT LCD를 도입한 장본인이다. 1000만대 이상 팔린 ‘이건희폰(모델명:T100)’에 사용된 LCD 모듈을 그가 개발했다.

 그는 “T100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TFT LCD 기술의 여러 가지 장점을 터치스크린에 접목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런 발상을 계기로 액티브 매트릭스 구동형 터치스크린을 발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투터치는 신생 벤처다. 직원이 5명뿐이고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이제 막 산업과 시장에 발을 옮기는 과정에 있다. 그렇다 보니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 여느 기업과 다를 것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보유 중인 기술과 개발 중인 프로젝트들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사장은 “540노드를 지원하는 7인치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540노드란 쉽게 얘기해 터치를 감지하는 영역이 540개란 뜻으로, 기존에는 224노드가 가장 많은 것이었다. 이렇게 감지 영역이 많아지면 정밀하고 세밀한 터치가 가능해져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

 이성호 사장은 “지투터치는 아직 조그만 벤처기업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력과 세계적인 터치 기업 이상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삼성의 디지털TV가 소니를 앞선 것처럼 디지털 터치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터치 기술에서도 대한민국이 강국임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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