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으로 유명한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가 비디오 콜에 등장했다. 미국 LA 본사에서 카젠버그 CEO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축하 메시지를 담은 e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15시간 시차가 있는 홍콩 샤우 스튜디오에 있는 프린터에서 곧바로 e메일 내용이 출력됐다. 세계 최대 프린터 업체인 HP가 29일 홍콩에서 선보인 프린터 시연 모습이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 받지 않고 사진·문서 등을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가 등장했다. HP는 이날 홍콩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로도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를 7월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P가 선보인 프린터는 PC가 없어도 될 뿐 아니라 SD카드도 꽂을 필요가 없다. 단지 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PC 등을 이용해 e메일만 보낼 수 있으면 된다.
이 프린터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토대로 했다. ‘e프린트’로 불리는 플랫폼 위에서 네트워크로 상호 연동해 어떤 단말기를 이용해도 관계 없고 별도 드라이버도 필요 없다. 쉽게 표현하면 프린터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개별 e메일 주소를 가진 PC가 되는 셈이다.
HP 프린터 사업을 총괄하는 비요메시 조시 사장은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출력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을 원했다”면서 “e프린트가 바로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문서를 보는 방식이 웹 기반으로 바뀌면서 갈수록 인쇄량은 줄어들고 있다. HP의 프린터 사업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 프린터는 HP가 인쇄물 출력을 부활시킬 기대를 걸고 있는 핵심 전략이다. 인쇄 과정을 간편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출력을 유도한다는 것이 골자다.
HP는 이를 위해 스마트폰처럼 프린터에 애플리케이션도 넣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터치스크린에 뜬 드림웍스 애플리케이션을 누르면 슈렉·쿵푸팬더 같은 유명 캐릭터 등을 출력할 수 있다. 아이들 색칠 공부용에 제격이어서 자연스럽게 가정 내 프린터 출력량이 늘어날 수 있다.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은 각 나라 현지 사정에 맞게 조율 중이며 국내에선 ‘OK캐쉬백’의 SK M&C와 쿠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HP는 설명했다.
조시 부사장은 “대대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99달러(약 12만원) 이상의 HP 모든 프린터에 e프린팅 기술을 넣을 것”이라며 “혁신적인 프린팅 서비스를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홍콩=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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