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부결, 지자체 대기업 유치전

지자체, 대기업 유치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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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원안추진이 확정된 가운데 각 지자체들이 입맛에 맞는 대기업 물밑 유치전이 활발하다. 사진은 최근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하는 집회 모습.

  경제과학도시를 표방하던 세종시 수정안이 29일 국회에서 부결됐다. 세종시는 이 부결로 애초 조성하기로 했던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다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의 핵심으로 자리했던 대학과 기업들이 경제적인 혜택없이는 입주가 어렵다고 줄줄이 난색을 표명하고 나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원안+α’를 요구해온 충남도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거리다. 가장 크게 이슈가 됐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초 공모를 거쳐 선정하는 과정에서 탈락했던 지자체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던 사안이어서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뜨거운 감자’로 재점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향방과 대학, 기업들에 대한 각 지자체의

 입장과 전략을 들어봤다.

  ◇충남 “과학벨트없는 원안은 ‘속빈강정’”=세종시 수정안 폐기를 바랐던 당사자 충남도는 차질없는 원안 추진을 요구하며 ‘충청권 행정도시 민·관·정 공동대책기구’ 결정을 선언하고 나섰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없는 세종시 원안은 ‘속빈 강정’이라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우선 행정도시 건설 대책 수립에 나서는 한편 원안 추진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견제할 상시 감시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무엇보다 세종시 입주 유보 입장을 내놓고 있는 삼성, 한화, 롯데 등 대기업의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세종시에 6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던 고려대 등도 입주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충남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입주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KAIST 마저도 원형지 비용 상승으로 제대로 입주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현안위원회 행정도시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수현) 측은 “정부는 세종시에 2015년까지 연간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 투자해야 한다. 특히 세종시가 원안대로 간다고 과학비즈벨트가 충청권에 안간다고 말하는 것은 충청권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부 측의 과학벨트 원점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부산 세종시 입주 무산 대기업 유혹=부산지역에는 세종시 입주가 무산된 대기업 유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의 헬스케어(의료기기) 분야와 롯데의 식품바이오 연구 분야가 집중 유치 대상이다.

  최근 부산과학기술협의회와 부산 기장군은 세종시에 투자 예정이었던 삼성그룹 신수종사업 의료기기 분야에 대해 기장군 장안읍에 조성 중인 원자력 의·과학단지로 유치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와 기장군측은 "기장군 원자력 의·과학단지에는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해 132만 ㎡(40만 평) 부지가 별도로 조성된다. 부산시와 기장군의 지원 아래 3.3㎡당 100만 원 이하에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경우 부산과 연고가 있는 롯데그룹 식품바이오연구소(6만6000㎡)를 강서국제물류단지 등 현재 개발 중인 지역에 유치한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함께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대한 투자와 고용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삼성그룹 투자계획과 맞물려 부산 대신 세종시 인근 대전사업장에 투자하기로 했던 삼성전기의 경우 대체부지 확보 또는 기존 부산공장 확장 등에서 투자 변경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 역시 인센티브 제안 대기업에 눈짓=대구시는 세종시 수정안 부결이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국가산업단지의 기업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대책마련에 나섰다.

  실제로 삼성과 한화, 웅진 등 대기업들이 세종시가 아닌 곳에 대체부지를 찾는 등 대안마련에 나섬에 따라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준비하는 등 기업유치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과학비즈니스벨트도 원점에서 시작해야함에 따라 대구경북은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기 위한 명분과 논리를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대구는 혁신도시에 대한 대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도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원점에서 추진되는 만큼 양성자가속기와 방사광가속기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경북으로 올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광주선 삼성 LED 등 유치 호기 판단=광주시는 세종시 투자 대상기업이던 삼성LED와 포스코LED 등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활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는 최근 광주과학기술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시로 가기로 돼 있는 삼성LED와 포스코LED를 광주로 유치하는 데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님의 협조를 바란다”며 “광주는 기반이 조성돼 있는 만큼 기업들도 협력업체 육성 등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도는 세종시가 원안대로 가면 5+2광역경제권선도사업 가운데 전남에 배정된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녹색산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우주항공, 신소재, 조선, 생물의약 연구시설 유치가 쉬워질 것이라는 보고 대상 기업을 적극 접촉할 예정이다.

  전북도는 세종시에 태양광 분야를 계획했던 대기업들이 대체부지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발 빠른 대응에 착수했다. 대표적으로 삼성·한화·웅진 등 대기업들이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도는 부안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인센티브 제공, 고급인력 양성 방안 등을 적극 제시할 방침이다.

◇세종시 수정안 무산 계기 각 시도 전략 및 입장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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