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내년초 의회에 송부해 비준동의를 요청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계획은 한국측이 협정을 상당 부분 수정하지 않는 한 집권 민주당내에서 큰 반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한-미 FTA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리더격인 루이스 슬로터 의원은 28일 성명을 통해 “한-미 FTA가 의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으려면 상당 부분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까지 한-미 FTA를 가로막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를 희망하며 “이후 수개월 내로 FTA 비준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하에서 체결된 한-미 FTA에 대한 구체적인 처리 일정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 FTA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 등과 함께 의회의 비준이 지연돼왔으며 샌더 레빈 하원 세입위원장 등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국내 산업 피해 등을 이유로 비준에 반대해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미국내 자동차 시장을 한국산 자동차에 개방해 민주당 지지 기반인 미국내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한국은 2009년 미국에 5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했으나 6천대만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했으며 비판자들은 이를 한국 시장의 폐쇄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지목해왔다.
미 무역관리들은 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측의 수입 제한도 FTA를 가로막고있는 주요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협정 반대론자들은 여기에 금융서비스와 투자규정 등 분야에서도 전면적인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USTR)는 한국측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7월 초 갖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미 무역관리들은 한국측에 내놓을 제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원들 및 기타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를 갖고 있다.
필 헤어 의원(민주)은 “한국과 수정된 협정을 승인하는 것도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계에는 너무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설사 수정된 내용이라도 한-미 FTA가 구제금융을 통해 가까스로 일어서고 있는 미 자동차업계를 다시 넘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 FTA는 대부분의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미국측의 2.5% 관세를 즉각 폐기토록 하고 한국산 픽업 트럭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토록 하고있다.
대신 한국측은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8%의 관세와 픽업 트럭에 대한 10% 관세를 즉각 폐기하도록 하고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협정이 한국이 오랫동안 미국산 자동차를 자국 시장으로부터 배제하기 위해 사용해온 비관세 장벽들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자동차정책협회(AAPC)의 스티브 콜린스 회장은 미 자동차업체들은 미국측이 관세를 철폐하는 대신 한국 시장에서 추가적인 판매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결과중심의’ 무역협정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사는 28일 성명을 통해 “한국시장을 수입자동차에 개방하기 위한 마지막이자 최선의 방안은 제대로 된 FTA”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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