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실세 과학특보` 둬야"

“과학기술은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돼야 합니다”

과학기술처 전신인 경제기획원 기술관리국장으로서 한국 첫 과학기술 행정책임자로 인정되는 전상근(83)씨는 1982년 출간한 저서 ’한국의 과학기술개발, 박정희 대통령의 기술개발 집념’을 28년 만에 다시 펴내며 이같이 말했다.

전씨는 29일 “나의 기술관계 행정 15년 동안 특이한 점은 직속상관인 경제기획원 장차관의 지시보다 대부분 박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거나 청와대에 호출돼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이 많았다는 점”이라며 “이런 나의 귀중한 경험을 후세들을 위해 엮은 것이 이번에 재판된 책”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전씨는 “지금도 대통령 비서실의 중요한 역할은 과학이 돼야 하고, 상근직 과학특보가 장관급으로 강력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며 “과학특보는 실질적으로 예산권을 행사하고, 대신 부처는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행정 기능을 중심으로 하되, 시대변화에 맞춰 민간부문 산업기술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한국 과학기술의 60년대 신화’를 이끈 첫 단추인 1962년 3월 제1차 과학기술개발 5개년 계획 수립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씨는 이에 대해 “1962년 1월 경제기획원 새해 업무보고에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한 ’기술적 문제’를 물은 박 대통령의 ’한마디’가 과학기술 개발계획 수립으로 이어졌다”며 “그 질문 한마디, 그 혜안이 오늘날 우리나라를 경제 대국으로 만들어 준 과학기술 개발의 기폭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1949년 경기고를 졸업한 전씨는 미국 퍼듀대학 화공과를 마친 뒤 귀국, 문경시멘트 공장장 등을 거쳐 경제기획원 기술관리국장(1962), 국립과학관장(1972∼73), 과학기술처 종합기획실장(1973∼76) 등을 역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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