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CD 승인 마지노선 넘기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LCD 팹 승인이 신청서 제출 이후 4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당초 예정됐던 공장 건립이 순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올 2월 중순, 각각 중국 장쑤 및 광둥성 정부와 공동으로 LCD 팹 합작 신청서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두 업체는 4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승인 여부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한 상태다. 한국 정부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검토를 거쳐 신청서 접수에서 승인까지 두 달여가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지연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3분기(삼성전자) 및 2012년 상반기(LG디스플레이)로 예정된 공장 가동 시점은 순연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또 세계 최대 LCD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발개위로부터 LCD 팹 설립과 관련해 어떤 공식 통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외신 및 일부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번주에 승인이 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측 승인 시점 예상이 줄곧 어긋났다는 점에서 확실치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양안관계, 한·중·일 역학관계 등 정치적인 고려를 거듭하면서 일정이 순연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이번 주 안에 승인 여부가 통보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당초 예정됐던 공장 설립 일정이 순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당초 내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중국 장쑤성 쑤저우 시에 7.5세대 LCD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이 업체는 쑤저우 LCD 모듈 공장 인근에 팹 부지까지 마련해 놨지만,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LCD 팹 공장 건립 및 장비 반입을 끝내고 가동까지 걸리는 시점이 1년 3개월 이상”이라며 “지금 당장 중국의 설립 승인이 난다고 해도 인허가 과정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내년 3분기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도 광둥성 광저우시의 8세대 팹 공장을 2012년 상반기에 가동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초 계획대로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LCD 생산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순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및 대만 업체와 달리 국내 업체들은 현지에서 하이엔드 제품을 위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어서 전략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8일 중국 및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 발개위는 이르면 이번 주 내에 LCD 팹 승인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와 함께 대만 치메이이노룩스(CMI)가 정식 허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중국 LCD 팹 신청 경과>

◇09년 10월 중순 :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중국 LCD 공장 설립 신청서 제출

◇09년 11월 3일 :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성과 투자 본계약 체결

◇09년 12월 24일 :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중국 투자 승인

◇10년 2월 중순 :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중국 정부에 LCD 공장 승인서 제출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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